명분은 '시리아 재건 지원 자금'
하지만 '타이밍' 공교로워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 내에서 잔혹하게 고문받다 살해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와중에 사우디 정부가 미국 정부에 1억달러를 송금한 사실이 드러났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보도에 따르면, 미 정부는 지난 16일 사우디 정부로부터 1억달러를 송금받았다. 이날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카슈끄지 피살설과 관련해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방문해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난 날이다.
1억달러는 사우디 정부가 지난 8월 시리아 북동부 지역의 안정화와 재건을 위해 미국에 약속한 지원금이다. 이미 예정돼있던 돈이고 용도로 정해져 있지만, 카슈끄지 살해를 주도한 세력으로 사우디 왕실, 특히 빈 살만 왕세자 지목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사우디로부터 거액을 받았다는 데 관심이 집중하고 있다. 한마디로 타이밍이 공교롭다는 이야기이다.
이에 대해 WP와 NYT는 사우디 정부가 이번 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고 미국의 반발을 무마하려는 차원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물론 국무부는 문제의 1억달러와 카쇼기 사태 및 폼페이오 장관의 사우디 방문 간에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