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강제수용소 논란 신장위구르 직업캠프 '합법화'

기사등록 2018/10/11 11:04:14

9일 발효 법률에 따라, 할랄·의복·수염·특정 이름 규제

【이스탄불=AP/뉴시스】터키에 거주하는 위구르인들과 그들의 지지자들이 2015년 7월 4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도심에서 중국이 서부 신장(新疆) 위구르자치구에서 위구르족 무슬림인들을 억압하고 있다고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이스탄불 구도심에서 위구르족 탄압에 항의하며 행진하던 터키 민족주의 시위대가 한국인 관광객을 중국인으로 오인해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07.05
【이스탄불=AP/뉴시스】터키에 거주하는 위구르인들과 그들의 지지자들이 2015년 7월 4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도심에서 중국이 서부 신장(新疆) 위구르자치구에서 위구르족 무슬림인들을 억압하고 있다고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이스탄불 구도심에서 위구르족 탄압에 항의하며 행진하던 터키 민족주의 시위대가 한국인 관광객을 중국인으로 오인해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07.05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중국 정부가 국제사회로부터 '강제수용소' 또는 '사상재교육 수용소' 의혹을 받고 있는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직업 훈련소'를 합법화했다.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 등 국제사회는 지난 8월 중국 정부가 신장지구에서 '직업 훈련소'에 100만명이 넘는 위구르족 무슬림들을 구금하고 중국 정부에 대한 충성을 맹세케하고 신앙을 포기하도록 강요하는 등 사상주입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중국 정부는 의혹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신장자치구의 직업 훈련소 운영을 합법화한 것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및 BBC 방송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신장자치구가 이슬람 극단주의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을 '직업 훈련소'에서 교육 및 교화하는 것을 허용하도록 법률을 지난 9일 발효했다.

 BBC는 이 훈련소는 '이슬람 극단주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을 구금해 이들의 행동을 교화하고 심리상담 및 사상교육을 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새 법률은 무슬림들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 이른바 '할랄' 도 규제하며,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TV나 라디오를 시청하지 않고 정부 교육을 거부하는 것도 규제하고 있다. 또 무슬림 여성들의 베일 착용을 금지하고 남성들이 비정상적인 수염을 기르거나, 특이한 이름을 사용함으로써 종교적인 광신을 확산시키는 것을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종교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려는 사람에게도 극단주의자 개념이 적용될 수 있는 등,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내용도 다수 포함됐다.

 과연 직업 훈련소의 실상은 무엇일까. 캠프장에 수용됐던 수감자들은 BBC에 훈련소에서 정신적 신체적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온 가족이 사라졌다고 주장한 사람들도 있다.

 지난 7월 수용소에서 교사를 하다 카자흐스탄으로 도망친 한 사람은 "중국은 수용소를 정치적 캠프라고 부르지만, 사실상 감옥"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 수감자들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수용소에서 사상교육을 주입하는 노래를 부르도록 강요를 당했다고 했다. 노래 가사는 "중국 공산당 없이는 새 중국은 없다"는 내용 등으로, 노래를 부르지 않으면 아침밥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 이들은 "결국 요지는 하나다"면서 "중국 공산당의 위대함, 그리고 위구르족 문화의 낙후함, 그리고 중국 문화의 우월성"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중국 정부의 움직임에 '세계 위구르 의회(World Uygur Congress)'도 중국 정부가 신장지구의 무슬림들에 대한 탄압을 합법화하기 위해 법률을 개정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독일 뮌헨에 위치한 세계 위구르 의회는 보고서를 통해 수감자들은 정식 기소도 없이 무기한으로 구금됐으며, 중국 공산당 슬로건을 외치도록 강요당했다고 밝혔다. 또 수감자들은 수용소에서 잘 먹지도 못했으며, 고문이 광범위하게 행해졌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수감자들은 범죄행위를 저지르지 않았으며, 합법적인 진정권을 받지 못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중국은 약 2년전부터 신장자치구의 무슬림 위구르족에 대한 탄압에 나섰다. 중국은 신장지구가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과 국경과 맞닿은 중국 동서쪽 끝에 위치하기 때문에, 이 지역을 통해 이슬람국가(IS) 등 테러단체가 유입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중앙아시아와 중국을 연결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는 곳으로, 이미 10세기 경 부터 이슬람교가 전해졌고 오랜 시간 동안 이슬람권의 영향을 받았다. 위구르는 몽골 고원과 중앙아시아 일대에서 활약한 투르크계(系) 민족으로, 신장지구 전체 인구의 45%를 구성하고 있다. 위구르족은 문화적 그리고 민족적으로 중앙아시아 국가와 가깝다고 느끼며, 이들의 언어는 터키어와 비슷하다.

 중국은 수백 년에 걸쳐 신장 자치구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점령과 전쟁을 반복하다, 1949년 이 지역에 군대를 보내 점령해 중국 영토로 편입시켰다. 이후 몇십년 동안 중국의 한족이 신장지구로 이주했으며, 이에 위구르족은 자신들의 문화와 생활이 위협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신장지구는 이슬람 세계로 독립을 추구하고 있으며 반중 정서가 매우 깊이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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