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후폭풍'…학령인구 감소로 충북지역 학교 비상

기사등록 2018/10/09 08:35:55

 【청주=뉴시스】인진연 기자 = 충북의 심각한 저출산과 고령화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며 모두가 소홀히 한 사이 결국은 '쓰나미'가 돼 충북교육계를 덮치고 있다. 사진은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 모습. 2018.10.09.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청주=뉴시스】인진연 기자 = 충북의 심각한 저출산과 고령화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며 모두가 소홀히 한 사이 결국은 '쓰나미'가 돼 충북교육계를 덮치고 있다. 사진은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 모습. 2018.10.09.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청주=뉴시스】인진연 기자 = 충북의 심각한 저출산과 고령화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며 모두가 소홀히 한 사이 결국은 '쓰나미'가 돼 충북교육계를 덮치고 있다.

 특히, 저출산이 계속하면서 어린이집과 유치원부터 초·중·고를 거쳐 대학까지 이어지는 학령인구 감소의 도미노가 연쇄작용을 시작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예상은 했지만, 그 속도가 너무 빠른 데다 감소 폭도 가팔라 전체적인 장기 교육계획을 대대적으로 손봐야 할 지경에 이른 것 아니냐는 교육계 내부 목소리도 나온다.

 늘어나는 폐교와 초미니 학교 증가 등 이 같은 이상 징후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충북 지역 유·초·중·고생 수가 사상 처음으로 20만 명이 무너진 가운데 사립유치원 신설에도 제동이 걸렸다.

 유치원 입학 가능 인구의 감소로 청주와 충주에서 오는 2021년까지 사립유치원 신·증설이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도시 지역인 이 두 곳에서조차 유치원 입학 인구가 줄면서 나머지 시·군지역의 사립유치원들은 이미 운영난이 시작됐다는 전망도 나온다.

 9일 충북도교육청의 '2018년 교육 기본통계'를 보면 충북 유·초·중·고생 수는 19만5539명으로 지난해 20만758명에서 1.0%가 감소했다.

 특히, 고교생은 4만8369명으로 지난해 5만2306명에서 무려 7.5%가 줄어들면서 사상 처음으로 5만 명이 무너졌다.

 유치원생도 1만7568명으로 지난해 1만8351명에서 4.3%가 감소해 고교생에 이어 감소율이 두 번째로 높았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감소율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사실상 충북에서 사립유치원 신·증설은 어려워지는 셈이다.

 더 나아가 도내 91개 사립유치원은 원아 정원을 채울 수 있느냐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향후 운영난에 따른 구조조정이나 최악의 경우 폐업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다.

 100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초등학교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아 존폐 위기를 맞고 있다.

 도교육청의 '2018년 교육행정요람'을 보면 도내 100년 이상 된 초등학교는 모두 27개교에 달한다.

【청주=뉴시스】인진연 기자 = 충북 6개 군의 '소멸위험'이 최근 5년 사이 더욱 가속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고용정보원이 13일 공개한 '한국의 지방소멸 2018 보고서'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로 나타날 수 있는 지방소멸위험도를 분석한 뒤 이 같은 결과를 냈다. 2018.08.13 (사진=한국고용정보원 제공) photo@newsis.com
【청주=뉴시스】인진연 기자 = 충북 6개 군의 '소멸위험'이 최근 5년 사이 더욱 가속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고용정보원이 13일 공개한 '한국의 지방소멸 2018 보고서'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로 나타날 수 있는 지방소멸위험도를 분석한 뒤 이 같은 결과를 냈다. 2018.08.13 (사진=한국고용정보원 제공) [email protected]
이들 학교의 30년 전(1988년) 학생 수는 2만3717명에 이르렀지만, 현재는 무려 약 72%가 감소한 6687명(4월 기준)으로 집계됐다.

 30년 전과 비교해 학생 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학교는 청주 주성초(1898명→193명)와 보은 관기초(406명→39명), 괴산 연풍초(318명→30명) 등으로 무려 90% 정도가 감소했다.

 학생 수가 30명대로 뚝 떨어진 학교들은 사실상 존폐위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들 학교의 상당수가 전통적인 구도심에 위치한 데다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이 감소하지 않은 곳은 한 곳도 없었다.

 1904년 개교해 도내에서 가장 오래된 청주 청남초(2314명→463명)도 학생 수가 80% 감소했다.

 도내에서 분교를 제외하고 학생 수가 50명 이하인 초등학교가 79곳에 달한 것에서도 학령인구 감소의 속도를 알 수 있다. 도내 269곳의 초등학교 중 29%에 달하는 수치다.

 중학교도 사정은 다르지 않아 전교생이 50명도 되지 않는 곳이 127곳 중 32곳(25%)으로 네 곳 중 한 곳꼴이다.

 학력 인구 감소 도미노는 대학가에도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교육부는 올해 '2018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옛 대학구조 개혁 평가)' 최종결과를 발표하고 모두 1만 명 수준의 정원 감축을 권고했다.

 이 평가에서 역량강화대학에 포함된 극동대학교와 유원대학교, 중원대학교 등 3곳은 2021학년도까지 대학의 자체 발전 전략 등과 연계해 대학 내 구조조정 분야 등을 결정해야 한다.

 이들 세 학교는 정부가 권고한 정원감축 기준인 정원의 10%를(전문대학 7%) 줄여야 하는 큰 숙제를 떠안았다.

 정부는 수험생 감소 추이에 따라 정원감축의 고삐를 더욱 단단히 쥐기로 해 자율개선대학이 아닌 역량강화대학이나 재정지원제한대학(Ⅰ, Ⅱ)에는 살생부나 다름없다.

 충북교육계 관계자는 "이제부터라도 실효성 있는 다양한 대책으로 저출산에서 시작하는 학령인구 감소의 연쇄 도미노를 끊어야 하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며 "특히, 고령화가 가파르게 진행하는 충북에서는 저출산에 따른 갖가지 후폭풍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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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후폭풍'…학령인구 감소로 충북지역 학교 비상

기사등록 2018/10/09 08:35:55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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