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줄면 매매가 약세' 옛말…양도세 중과후 최고치 경쟁
매물잠김에 다주택자 안나서…역대 폭염도 구매 발길 못막아
입주물량 증가에도 아파트값 고고…입주물량 전년比 16.2%↑
'전세값 매매가 선행'·'전세가율 60% 법칙'도 보기좋게 빗나가
전문가 "집값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인위적 개입 속설 뒤엎어
일부 속설 존재 여전…막차 '노·도·강' 마지막 수혜자 될지 관심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어떻게 될지 나도 모르겠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혼란과 혼돈의 연속이다. 시장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조차 '손을 들었다'.
오랜 시간 부동산에 돌고 돌던 해묵은 속설들도 올해는 빗나가는 일이 잦다. 원래 속설이라는게 잘 들어 맞지 않는 성질의 것이기도 하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변화무쌍해 시장 왜곡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거래량이 줄면 주택 매매가도 약세'라는 말은 흔하게 통용되던 속설이었다.
그동안 아파트 거래량 감소는 집을 사려는 사람이 줄면서 생기는 현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4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전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4000~5000건으로 줄었으나 서울 아파트값은 상승세를 지속해왔다. 최근에는 서울 각지에서 신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가며 상승세에 불을 지폈고 주간 기준 상승률이 역대 최고치를 연이어 바꾸고 있다.
원인은 매물 잠김 현상 탓. 살 사람은 있는데 양도세 중과로 다주택자들이 매매에 나서지 않은 결과다. 결국 시중에 매물이 없으니 거래량이 줄어도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역대 최고 수준의 폭염조차 집 장만을 위한 발길을 막지 못하며 '여름 휴가철에는 집값도 한철 쉰다'는 얘기까지 올해는 들어 맞지 않았다.
'입주물량이 많은 해는 아파트값이 떨어진다'는 속설도 잘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주택 입주 물량은 3만6000호로, 전년 2만8000호 대비 29.1% 많다. 경기(27.9%↑), 인천(22.0%↑) 등을 비롯해 연말까지 전국에 예정된 입주물량은 44만9000호로 전년 38만6000호 보다 16.2% 많다.
'전셋값은 매매가에 선행한다'는 주장도 올해는 틀렸다. 오히려 올해 4~7월은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지역의 전셋값 안정세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약보합세를 보였으나 아파트 매매값이 들썩이면서 동반 상승세를 기록했다. 외려 전셋값이 집값에 후행하는 꼴이다. 이와 관련 해묵은 속설에 지나지 않지만, 전셋값이 홀수해에 더 많이 오른다는 '홀수해 법칙'까지 들어 맞지 않고 있다.
'전세가율 60%' 법칙도 빗나갔다.
일반적으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값 비율)이 60%를 기준으로 그 아래면 집값 하락이, 그 이상이면 상승한다는 속설이 전해진다. 왜냐면 전세가율이 낮아지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전세가율이 60%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부동산 투자 열기가 꺼지는 신호로 시장은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서울의 전세가율은 8월말 기준 64.3%(KB국민은행 기준)로 내렸고, 특히 강남구는 50.2%로 집계돼 통계 조사가 시작된 지난 2013년 1월(50.1%) 이래 최저다. 이는 사실상 통계 착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전셋값은 그대로 인 데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전세가율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의 속설이 맞아 떨어지지 않게 된 원인중 하나는 정부에서 인위적으로 시장에 너무 깊숙이 개입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집값이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거래량이 없는 상태에서 가격이 오른 것 갖고 집값이 올랐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면서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지 말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도 "시장 전망 자체가 어렵다. 변수들이 너무 많다"고 집값 전망의 어려움에 대해 토로했다.
정부의 규제가 지나치게 자주 바뀌면서 시장의 혼란을 가중 시키면서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 소장은 "정부가 지난해 8.2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면 올해는 부동산시장이 조정을 맞는 국면이었다"면서 "오히려 규제를 내놓으니까 수요을 억제해 혼란을 유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속설은 여전히 시장을 맴돌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최근 한때 신버블지역으로 불리며 강북 집값 상승세를 견인했던 서울 노원구와 도봉구, 강북구의 상승세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지난 노무현 정부때 과열된 서울 부동산시장의 마지막 수혜지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상승하면 부동산시장은 한 사이클을 돌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실제로 이들 지역은 최근 "막차라도 타야 한다"며 실거주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혼란과 혼돈의 연속이다. 시장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조차 '손을 들었다'.
오랜 시간 부동산에 돌고 돌던 해묵은 속설들도 올해는 빗나가는 일이 잦다. 원래 속설이라는게 잘 들어 맞지 않는 성질의 것이기도 하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변화무쌍해 시장 왜곡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거래량이 줄면 주택 매매가도 약세'라는 말은 흔하게 통용되던 속설이었다.
그동안 아파트 거래량 감소는 집을 사려는 사람이 줄면서 생기는 현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4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전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4000~5000건으로 줄었으나 서울 아파트값은 상승세를 지속해왔다. 최근에는 서울 각지에서 신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가며 상승세에 불을 지폈고 주간 기준 상승률이 역대 최고치를 연이어 바꾸고 있다.
원인은 매물 잠김 현상 탓. 살 사람은 있는데 양도세 중과로 다주택자들이 매매에 나서지 않은 결과다. 결국 시중에 매물이 없으니 거래량이 줄어도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역대 최고 수준의 폭염조차 집 장만을 위한 발길을 막지 못하며 '여름 휴가철에는 집값도 한철 쉰다'는 얘기까지 올해는 들어 맞지 않았다.
'입주물량이 많은 해는 아파트값이 떨어진다'는 속설도 잘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주택 입주 물량은 3만6000호로, 전년 2만8000호 대비 29.1% 많다. 경기(27.9%↑), 인천(22.0%↑) 등을 비롯해 연말까지 전국에 예정된 입주물량은 44만9000호로 전년 38만6000호 보다 16.2% 많다.
'전셋값은 매매가에 선행한다'는 주장도 올해는 틀렸다. 오히려 올해 4~7월은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지역의 전셋값 안정세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약보합세를 보였으나 아파트 매매값이 들썩이면서 동반 상승세를 기록했다. 외려 전셋값이 집값에 후행하는 꼴이다. 이와 관련 해묵은 속설에 지나지 않지만, 전셋값이 홀수해에 더 많이 오른다는 '홀수해 법칙'까지 들어 맞지 않고 있다.
'전세가율 60%' 법칙도 빗나갔다.
일반적으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값 비율)이 60%를 기준으로 그 아래면 집값 하락이, 그 이상이면 상승한다는 속설이 전해진다. 왜냐면 전세가율이 낮아지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전세가율이 60%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부동산 투자 열기가 꺼지는 신호로 시장은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서울의 전세가율은 8월말 기준 64.3%(KB국민은행 기준)로 내렸고, 특히 강남구는 50.2%로 집계돼 통계 조사가 시작된 지난 2013년 1월(50.1%) 이래 최저다. 이는 사실상 통계 착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전셋값은 그대로 인 데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전세가율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의 속설이 맞아 떨어지지 않게 된 원인중 하나는 정부에서 인위적으로 시장에 너무 깊숙이 개입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집값이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거래량이 없는 상태에서 가격이 오른 것 갖고 집값이 올랐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면서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지 말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도 "시장 전망 자체가 어렵다. 변수들이 너무 많다"고 집값 전망의 어려움에 대해 토로했다.
정부의 규제가 지나치게 자주 바뀌면서 시장의 혼란을 가중 시키면서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 소장은 "정부가 지난해 8.2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면 올해는 부동산시장이 조정을 맞는 국면이었다"면서 "오히려 규제를 내놓으니까 수요을 억제해 혼란을 유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속설은 여전히 시장을 맴돌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최근 한때 신버블지역으로 불리며 강북 집값 상승세를 견인했던 서울 노원구와 도봉구, 강북구의 상승세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지난 노무현 정부때 과열된 서울 부동산시장의 마지막 수혜지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상승하면 부동산시장은 한 사이클을 돌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실제로 이들 지역은 최근 "막차라도 타야 한다"며 실거주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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