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號 바른미래 출항 첫주 '삐걱'…노선투쟁 본격화

기사등록 2018/09/07 07:10:00

지상욱, 지도부 '판문점선언' 방침 공개반기

국민의당 출신 일각도 판문점선언 협조 반발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손학규 비른미래당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화의집에서 열린 '한국 정치의 새길, 새로운 틀 : 의회정치 발전과 선거제도' 대화모임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18.09.05.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손학규 비른미래당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화의집에서 열린 '한국 정치의 새길, 새로운 틀 : 의회정치 발전과 선거제도' 대화모임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18.09.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손학규 대표를 수장으로 출발한 바른미래당 신임 지도부가 출범 첫 주부터 '판문점선언'을 두고 삐걱대고 있다. 손 대표의 판문점 선언 협조 거론으로 일어난 반발이 김관영 원내대표의 '절충안'에도 불구하고 쉽게 잦아들지 않는 모습이다.

 김 원내대표는 6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 문제와 관련해 "비준동의안 처리는 여야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점을 찾아 합의 처리해야 진정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지금 시점에서는 한반도 비핵화와 판문점선언 지지를 위한 국회 차원의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앞서 손 대표가 판문전 선엄 비준동의 협조라는 기본적인 방침을 거론한 직후 곧바로 당에서 반발 목소리가 나오자 선(先) 지지결의안, 후(後) 비준동의 논의라는 나름의 절충안을 제시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 측은 교섭단체 대표연설문 작성 당시에도 민감한 소재인 판문점선언에 대해 가장 마지막까지 입장 정리를 늦추며 이같은 절충안을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가 제시한 절충안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선 재차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바른정당 출신인 지상욱 의원이 대표연설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정강정책에 당이 제대로 따라가는 것인지 의문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한 것이다.

 지 의원은 앞서 손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판문점선언 협조라는 기본 방침을 밝힌 직후에도 입장문을 내고 "대표 취임 후 하루 만에 아무런 상의도 없이 나온 발언"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지 의원이 선두로 공개 반기를 든 상황에서 국민의당 소속 일각에서도 손 대표를 위시한 지도부 행보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당 출신인 이언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 원내대표 연설에 대해 "당내 갈등이 깊어가고 있는데 내부 의견수렴도 없이 협조하겠다고 했는데 참으로 유감"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김 원내대표가) 결의안 얘기도 했지만 지금처럼 당시의 선언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이 매우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우리 국회가 그 선언에 힘을 실어줄 때는 아니다"라며 "감상적 분위기에서 벗어나 북핵 문제에 대해, 남북문제, 한미 동맹을 비롯해 국제사회 속의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위치에 대해 냉철하게 돌아보고 심각한 걱정을 해야 할 때"라고 했다.

 판문점선언에 대한 반발은 단순히 현안에 대한 이견 수준이 아니라 당의 고질적 갈등 뇌관인 정체성 문제와 맞닿아 있다. 특히 손 대표는 취임 직후 당 정체성을 '개혁적 보수와 미래지향적인 진보가 결합한 중도개혁 통합정당'이라고 규정했지만 당내 바른정당계는 '진보'라는 표현이 정체성에 포함되는 데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실제 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1월 안철수 전 의원과 유승민 전 대표의 이른바 '통합 공동선언' 당시 제시됐던 '건전한 개혁보수와 합리적 중도'라는 당 정체성을 재차 꺼내 들기도 했다. 지 의원은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의 결합이라고 창당 정신을 약속하고 만들어진 게 바른미래당"이라고 강조했다.

 당내에선 손 대표 체제 첫 주부터 터진 정체성 갈등을 두고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 예상보다 빨리 터졌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총선 직전보단 새 지도부 출범 직후 정체성을 정리하고 가는 게 맞다는 의견도 있다.

 손 대표는 일단 당내 반발에 대한 직접 대응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당 정체성 문제는 당내 계파 간 갈등 요소를 넘어 향후 예상되는 정계개편 상황에서 바른미래당 행보와도 직결되는 만큼, 이번 '판문점선언' 반발을 결국 본격적인 당의 노선투쟁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손학규號 바른미래 출항 첫주 '삐걱'…노선투쟁 본격화

기사등록 2018/09/07 07:10:00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