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랑코독재下 '아기 납치' 관련 첫 재판…4일 개최

기사등록 2018/09/04 16:26:06

피해자 수만명 추정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20세기 중반 스페인 프란치스코 프랑코 독재 체제 하에서 저질러졌던 이른바 '아기 납치 및 강제 입양'관련 첫 재판이 4일(현지시간) 마드리드에서 시작된다.

아르헨티나에서 군사독재 정권 때 벌어졌던 유사한 사건에 관해선 국제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지만, 스페인에서 관련 재판이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1939~75년 프랑코 독재 체제 당시, 당국은 산부인과 의사 및 가톨릭교회 일부 세력을 동원해 좌파 반정부활동가들과 비혼 커플, 가난한 커플들로부터 신생아를 빼앗아 강제로 다른 가정에 입양시켰다. 산모에게는 아기가 태어나자자마 죽었다고 말해놓고는 다른 가정에 입양시키거나 팔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신에 따르면 위와같은 조직적 아기 납치는 1950년대부터 시작돼 1975년 중단됐지만, 1987년까지도 불법적인 아기 매매 네트워크가 스페인 내에 존재했다. 인권운동가들은 수십년에 걸쳐 수만명의 아기들이 부모로부터 강제로 떨어져 다른 가정으로 입양되거나 판매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4일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재판은 산부인과 의사였던 에두아도 벨라(85)가 프랑코 독재체제가 한창이었던 1969년 한 여성으로부터 신생아를 탈취해 다른 여성에게 넘긴 혐의에 대해 진행될 예정이다. 벨라는 모든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재판에는 6명의 증인이 출석해 벨라의 혐의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검찰은 재판부로부터 11년 형을 받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프랑코 독재정권 때 조직적인 아기 납치가 자행됐다는 주장은 1980년대부터 스페인 내부에서 제기돼왔다. 인권운동가들은 그동안 관련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하면서 이 문제를 법의 심판에 부치고자 노력해왔지만 증거 부족으로 번번이 실패했었다고 AFP통신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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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프랑코독재下 '아기 납치' 관련 첫 재판…4일 개최

기사등록 2018/09/04 16:26:06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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