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팔레스타인 난민을 지원하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UNRWA)에 자금 지원을 전면 중단해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 정부가 이를 환영하고 나섰다.
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청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대통령실 소속 한 관계자는 "이스라엘이 미국의 움직임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팔레스타인 난민의 지위 강화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을 지속하는 문제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UNRWA에 추가로 지원금을 내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지원금을 받는 (난민) 공동체가 끊임없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UNRWA는 지속 불가능한 위기상태"라며 "사업 모델과 재정 운용 측면에서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UNRWA는 팔레스타인 난민 500만여명을 지원하면서 팔레스타인 지역의 레바논, 시리아 및 요르단 난민 캠프에서 52만6000여명의 어린이들에게 학교 교육을 제공하는 단체다.
미국은 지난해 UNRWA에 3억5500만달러(약 3967억1250만원)를 지원했다. UNRWA 전체 예산의 약 3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미국의 지원 중단으로 UNRWA는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는 그러면서 "무고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손해가 되지 않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측 관계자 역시 팔레스타인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의 새로운 길을 지지하면서 "이같은 자금은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다른 요소에 할당해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미국의 UNRWA 지원 중단 발표에 팔레스타인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양측 간 긴장이 고조할 전망이다. 미 국무부는 이에 앞서 지난달 24일 팔레스타인 정부에 대한 원조금 2억 달러를 삭감하기도 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의 대변인은 미국의 이번 결정에 대해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명백한 공격이자 유엔 결의안에 대한 도전"이라고 비난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대변인도 "미국의 결정은 팔레스타인 국민이 자신의 땅으로 돌아갈 권리를 빼앗는 중대한 사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 리더십은 우리 국가와 국민의 적이 되고 있다"며 "미국의 부당한 결정에 절대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 역시 미국의 결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UNRWA는 팔레스타인 난민에게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해당 지역의 안정에 중요한 기여를 하는 기관"이라며 "기구는 유엔의 전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고 조직 운영 문제를 지적한 미국의 주장에 반박했다.
그러면서 "UNRWA가 중요한 원조 업무를 지속할 수 있도록 구멍난 재정을 메우기 위해 다른 나라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UNRWA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UNRWA의 학교, 보건 센터 및 응급 처치 프로그램에 결함이 있다는 비판을 강력히 부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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