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상봉+객실중식' 이산가족 만족도↑ "속 얘기 많이해"

기사등록 2018/08/25 16:04:22

【금강산=뉴시스】김진아 기자 =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행사 둘째날인 25일 오후 금강산 호텔에서 북측 관계자들이 객실에서 개별 상봉을 하고 있는 남북 이산가족들에게 점심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 2018.08.25.   photo@newsis.com
【금강산=뉴시스】김진아 기자 =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행사 둘째날인 25일 오후 금강산 호텔에서 북측 관계자들이 객실에서 개별 상봉을 하고 있는 남북 이산가족들에게 점심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 2018.08.25.   [email protected]
【금강산·서울=뉴시스】통일부공동취재단 김지훈 기자 = 이산가족 상봉 둘째 날인 25일 객실 개별상봉 및 개별중식이 3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객실중식'은 이번에 처음 시도되는 방식이다. 지난 2015년 10월의 제20차 이산사족 상봉행사 때까지는 개별상봉 후 연회장에서 공동오찬이 진행됐다.

 남북 가족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사적인 이야기를 오붓하고 편안하게,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개별상봉 종료를 20분가량 앞둔 오전 11시40분께부터 한복을 입은 봉사원들은 금강산호텔 내 객실을 돌며 '곽밥(도시락)'을 배달했다. 가족들은 봉사원들이 벨을 누르자 문을 열어 "환영합니다" 등의 인사를 건네며 도시락을 받아들었다.

 도시락은 빠다겹빵, 김치, 닭고기랭찜, 왕새우튀기, 오이즙볶음, 이면수기름구이, 돼지고기남새(채소)볶음, 가지굴장볶음, 깨잎쌈밥, 참외, 인삼차' 등의 메뉴로 채워졌다.

 식사를 마친 남북 가족들은 문 앞에서, 복도에서, 엘리베이터에서 곧 있을 단체상봉에서의 만남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서로의 손을 꼭 잡은 가족들은 "살아계시는 동안 건강하시라", "고맙다" 등의 덕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첫 만남 때보다 한결 편해진 모습이었다.

【금강산=뉴시스】뉴스통신취재단 =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행사 둘째날인 25일 오후 금강산 호텔에 이날 북측이 마련한 개별중식 도시락이 놓여져있다. 2018.08.25.  photo@newsis.com
【금강산=뉴시스】뉴스통신취재단 =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행사 둘째날인 25일 오후 금강산 호텔에 이날 북측이 마련한 개별중식 도시락이 놓여져있다. 2018.08.25.  [email protected]
남측의 누나와 여동생 등과 객실에서 도시락을 먹은 김정룡(87)씨는 호텔 로비에서 밝게 웃으며 쓰고 있던 중절모를 벗어 흔들며 인사했다. 호텔 로비를 빠져나가던 북측 가족들은 곳곳에서 손을 흔들거나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며 기쁨을 나눴다.

 남측 가족들도 만족해했다. 지난 24일 생전 처음으로 아버지를 만난 조정기(67)씨는 "오늘 (개별상봉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며 "어제는 어머니의 한을 풀어드려야겠다는 생각만 했는데, 오늘은 (아버지와) 이야기를 하니까 좋아"라고 말했다.
 
 조씨의 아버지 조덕용(88)씨는 객실중식까지 마친 후 남측 취재진에게 "며느리에게 '다가오는 추석에 어머님 제사상에 나 대신 술 한잔 따라드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조씨의 어머니는 68년 동안 남편을 기다리다 올해 5월 사망했다.

 며느리 박분희(56)씨는 "조금만 더 일찍 찾았으면 좋았을 텐데"라면서도 "(객실에서) 따로 만나니까 엄청 편하고 좋았다"고 말했다.

【금강산=뉴시스】뉴스통신취재단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둘째날인 25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남측 가족들이 개별상봉을 기다리며 발코니에 나와있다. 2018.08.25.  photo@newsis.com
【금강산=뉴시스】뉴스통신취재단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둘째날인 25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남측 가족들이 개별상봉을 기다리며 발코니에 나와있다. 2018.08.25.  [email protected]
두 살 터울의 언니(김정옥·85)를 만난 김정자(83·여)씨는 "언니가, 보는 사람이 없고 하니까 오늘은 기억을 더듬어보고 이야기도 많이 하더라"고 말했다. 또 다른 남측 가족도 "객실에서 하니 더 속정을 나눌 수 있었다", "주변에 보는 사람들이 없으니까 오늘은 좀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 같았다" 등의 평가를 했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두 번째 단체상봉을 한다. 2시간 동안 만남을 가진 후 각자 숙소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게 된다. 상봉 마지막날인 오는 26일에는 작별상봉 겸 공동오찬을 3시간에 걸쳐서 하고 또다시 기약 없는 이별을 하게 된다.

 이번에 북측 작은아버지를 만난 임학주(54)씨는 "내일 다시 헤어진다고 생각하면 울컥한다"며 "아쉬움이 크다. 빨리 통일돼서 자주 왕래했으면 좋겠는데, 작은아버지가 연로하셔서 시간이 많지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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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상봉+객실중식' 이산가족 만족도↑ "속 얘기 많이해"

기사등록 2018/08/25 16:04:2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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