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4차 방북 전격 취소 왜?…전직관리들 "빈손 귀국 우려한 듯"

기사등록 2018/08/25 07:29:11

미 정부 내 이견 또는 전략이란 분석도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각료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18.8.17.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각료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18.8.17.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 계획을 취소한 것은 '빈손 귀국'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 행정부 내에서 의견이 엇갈리거나 일종의 전략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는 24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어느 정도 긍정적인 신호를 받기를 원했지만 그렇지 못한 것 같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에서 또다시 빈손으로 돌아온다면 정치적으로 너무 수치스러울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역시 "북한이 폼페이오에게 아무 것도 제공하지 않을 듯하다는 경고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북한 역시 현 시점에서 폼페이오 장관에 많은 것을 건네줄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며 "지난 번처럼 북한을 방문한 뒤 빈손으로 돌아오는 상황을 막은 것은 현명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도 폼페이오 장관이 어떤 진전도 이루지 못한 채 다시 돌아오는 것을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방북에서 제시한 제안이 거절당했기 때문에 새로운 제안을 들고 갔어야 했고, 이런 제안에 대한 내부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일부 비핵화 진전을 보이면 평화 선언을 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을 수 있지만, 평화 선언 문제는 미국 정치권에서 매우 논란이 많은 문제이기 때문에 합의를 이루지 못했을 것 같다는 이야기이다.

마이클 푹스 전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이번 결정을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한 차례 취소했던 사례와 비교했다. 과거 정상회담을 취소한 뒤 다시 만나기로 했던 전술을 다시 사용하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전직 관리들은 중국이 비핵화에 협조적이지 않으며 무역 갈등이 해결된 뒤에야 방북이 이뤄질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게리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미-중 무역 갈등이 빠른 시일 내에 끝날 것으로 보는 사람은 없다며 협상이 장기화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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