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원내대표단의 일방적 일정취소…'불통' 불만도

기사등록 2018/08/25 09:20:00

정부·산하기관 관계자들 늦은 취소공지에 헛걸음

일부 비교섭단체 국회의원 회의장 찾았다 돌아가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왼쪽부터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원내수석부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예정된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날 인사청문회는 태풍으로 인해 열리지 않았다. 2018.08.23.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왼쪽부터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원내수석부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예정된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날 인사청문회는 태풍으로 인해 열리지 않았다. 2018.08.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국회가 전날부터 24일까지 예정됐던 인사청문회와 각종 상임위원회 일정을 취소·축소, 연기했다. 제19호 태풍 솔릭의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대책을 수립하고 만전을 기한다는 이유지만 사전에 공지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부 볼멘소리도 나온다. 상임위원회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동원된 관련 부처 및 기관의 인력들이 헛걸음을 하게 됐다는 아쉬움과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들은 23일 합의를 통해 '정부가 태풍에 철저히 대응할 수 있도록 예결특위를 포함한 모든 상임위 일정을 공식적으로 취소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결산 의결 등 짧은 시간 내 끝낼 수 있는 회의에 대해서는 상임위 자체 판단에 맡겼다.

 기본적으로 자연재해에 대해서는 정부나 유관기관이 대비하고 국회는 2차적인 후속대책을 논의하곤 한다. 때문에 국회입장에서 예정일정 취소의 이유가 온전히 태풍 피해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다면 태풍 상륙 소식이 전해졌던 때부터 미리 일정을 조정할 수 있지 않았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목소리가 나오게 배경에는 여야 3당 원내대표의 합의사항 공지가 당일, 회의 시작 10여분을 남기고 전파됐다는 데에 있다.

 일정이 취소됐음을 미리 전해듣지 못한 정부 및 산하기관 공무원과 관계자들은 회의장에서 언론보도 등을 통해 소식을 알게 된 뒤 현장으로 복귀할 수 밖에 없었다.하지만 피감기관으로서의 지위 때문에 이렇다 할 불만의 목소리도 표할 수 없는 불편한 상황이다.

 한 정부 산하기관 관계자는 뉴시스를 만나 "미리 연락이 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서운하거나 그런 점은 없다"며 "서울 지역이 태풍권에 들어오진 않았지만 제주 등에 이미 상륙해 피해가 발생한 상황이기 때문에 태풍 대비는 중요한 사항이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안전 관련 사안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저희는 받는 입장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결정한 것이니 따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기관의 각국 주요부서장들과 실무자들은 회의 참석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국회를 찾았다가 그대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예정된 본인의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초조하게 개회를 기다리며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이날 인사청문회는 태풍으로 인해 열리지 않았다. 2018.08.23.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예정된 본인의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초조하게 개회를 기다리며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이날 인사청문회는 태풍으로 인해 열리지 않았다. 2018.08.23.  [email protected]

 관계기관 사람들 뿐만이 아니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인사청문회가 있던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장에는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와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손금주 무소속 의원 등이 빈 회의장을 지키다 자리를 떴다.

 이들은 청문회 연기 소식을 듣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손 의원은 "아직 연기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해서 회의장에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통'이란 지적이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회의 일정 취소에 다른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들려왔다. 태풍 피해가 예견됨에 따라 모든 관심이 그쪽으로 쏠리면 국회의원들의 일정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기 때문이란 우려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장 원내대표는 회의장을 떠나면서 취재진을 향해 "교섭단체끼리 일정을 취소한 것은 보여주기식 쇼"라며 "정부와 공공기관이 바쁜건 오히려 태풍이 지나간 후다. 피해 파악과 복구를 현장에서 해야하기 때문에 (태풍 피해로 회의를 연기하려면) 정부 기관을 해방시켜주려면 27, 28일에 해방시켜주는게 낫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도 "교섭단체, 비교섭단체를 떠나서 중요한 일이 있었으면 사전에 연락이라도 해줬어야했다. 진짜 바뀌어야한다. 이런 식이면 국회에 원내대표단과 교섭단체 간사들만 있으면 되지 않나"라며 "이게 대의 민주주의 기본 정신이 맞는건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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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원내대표단의 일방적 일정취소…'불통' 불만도

기사등록 2018/08/25 09:2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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