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합의 이행 및 파기 과정에 정통해"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로 지명된 스티븐 비건(55)에 대해 안보 전문가들의 호평과 환영 반응이 나오고 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비건 신임 대북대표는 협상가에게 필요한 지성과 외교술, 그리고 끈기를 겸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포드자동차의 국제담당 부회장으로 일하다 대북대표로 발탁된 비건은 백악관과 의회에서 20년 넘게 외교 분야에서 일해온 전문가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보좌했고, 빌 프리스트 전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의 국가안보 보좌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와일더 전 선임보좌관은 비건 특별대표가 "오래 전부터 북한 문제에 관여해 북한과의 협정을 맺게 될 경우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 필요한 의회의 비준 절차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맨스필드재단의 프랭크 자누지 대표는 비건 특별대표을 북미간 비핵화 협상의 결과물이던 ‘제네바합의’와 관련해 이미 1990년대 말부터 깊이 관여해 북핵 문제에 정통한 인물로 평가했다.
자누지 대표는 "비건 신임 대표는 1990년대 후반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제네바 합의에 대한 의회 감독 기능에 관여했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미국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지원금 관련 예산 배정과 북한 관련 청문회 개최 등에 관여했다"고 소개했다.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제시 헬름즈 상원 외교위원장을 위해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자신과 함께 제네바합의 이행을 위해 일했다는 것이다.
제네바 합의란 1994년 10월 21일 북한과 미국이 맺은 외교적 국제 합의로, 북한의 핵개발 포기의 댓가로 북미수교, 북미간 평화협정, 북한에 대한 경수로 발전소 건설과 대체 에너지인 중유 공급을 주 내용으로 했지만 2003년에 파기됐다.
자누지 대표는 RFA에 자신과 비건 특별대표가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북한의 우라늄 농축 활동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제네바합의가 결렬되기까지의 과정에서, 관련 내용에 대해 미국이 파악한 정보를 대통령에게 알리고 정책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을 조정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협상 전략에 대해 잘 알고 있어 북한에 좌지우지 되지 않고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행을 추진해 나가는 데 누구보다 적합한 인물"로 비건 특별대표를 평가했다.
로버트 킹 전 북한인권 특사 역시 비건 대표가 "행정부와 의회 사이에서 훌륭한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미국 중앙정보국과 국가정보국 출신인 정 박 브루킹스 연구소 한국석좌는 백악관이 비건 대표에게 미국을 대표해 협상할 수 있는 완전한 권한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에반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비건 대표가 북한 관련 오랜 경험과 깊이 있는 문화적 지식, 탁월한 기억력, 대북 협상의 역사에 대한 빈틈없는 지식이 필요한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역할을 수행할 만큼 북한이나 한반도 관련 경험이 없다는 점에 대해 우려는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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