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6월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재판거래 의혹'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18.06.01.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정운호(53)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수천(59·사법연수원 17기) 부장판사 수사 당시 양승태 행정처가 검찰총장을 흔들려 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
23일 검찰에 따르면 양승태 전 대법원장 당시 사법 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3부는 최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으로부터 압수한 USB(이동식 저장장치)에서 이 같은 정황을 담은 문건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해당 문건에서는 김 부장판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다른 법관에 대한 수사로 확대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법관 비리에 대한 수사가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검찰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문건에는 김 부장판사에게 뇌물을 건넨 정 전 대표의 상습도박 사건이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점을 지목하며 검찰 출신 전관 변호사의 입김이 작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거론된 것으로도 알려졌다. 정 전 대표에게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을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김수남 전 검찰총장이 전관 비리 의혹을 몰랐을 리 없을 것이라는 취지다.
검찰은 이 같은 문건 내용이 사실상 검찰총장을 협박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문건에는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근무했던 신광렬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또 다른 법관의 이름이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으로부터 기각 결정을 받았다.
검찰은 당시 양승태 행정처가 검찰총장을 압박하려 한 정황이 담긴 문건을 확보한 만큼 계속해서 수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헌법재판소에 파견된 부장판사가 헌재 내부 논의 내용을 빼돌려 양승태 행정처에 보고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양 전 대법원장의 직접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일선 법관이 자체적으로 헌재 내부 내용을 담은 문건을 작성해 보고했을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공동취재) 2024.07.05.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하지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는 6일 김건희 여사가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보낸 문자에 답장하지 않았다는 논란과 관련 "누가 보더라도 저를 막기 위한 시도"라며 전당대회 개입을 주장했다.
한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외 타운홀미팅에 참석한 뒤 취재진에게 "6개월 내내 (문자와 관련한) 이야기가 없었는데 튀어나온다는 건, '저를 막으려 한다'고 다들 생각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논란을 제기한 인사가 당무 개입을 한 것으로 보는지 묻는 질의에는 "많은 분이 걱정하시지 않겠냐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전당대회는 축제의 장이고 미래 비전이 제시되는 장이 돼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덮이는 것에 지지층과 당원들이 대단히 걱정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당권 주자들이 총선 책임자였던 한 후보가 문자에 답장하지 않은 것은 선거 패배 원인을 제공한 '해당 행위'라고 비판한 것에는 "1월 이후부터 3월 초까지는 국민의힘이 대단히 상승세였다"며 "이미 (지지세가) 올라가고 있었는데, 대단히 무리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원희룡 후보를 포함해서 그런 말씀을 한 분들은 김 여사에게 (국민) 눈높이에 맞는 사과가 필요하다는 요구를 전혀 안 하지 않았나"라며 "공식적인 대통령실 통로로 (사과를) 요구했던 제게 그 책임을 뒤집어씌우면 상식적으로 사람들이 동의하겠나"라고 꼬집었다.
'사적·공적 문제를 구분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비판에는 "대단히 동의하기 어려운 말씀"이라며 "당무를 사안의 당사자와 논의하는 게 괜찮은 건가. 앞으로 제가 무엇을 하든 간에 공사 구분을 철저히 해서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는 '자신과 대통령실 간 소통이 없었다'는 윤상현 후보의 지적에는 "잘못 아시는 것"이라며 "그때도 그렇고 지난 2월 KBS (신년 대담) 때도 요청을 드렸다"고 했다.
그는 "(당시에) 저는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가 대통령실의 반대 의견을 강하게 받은 직후 사퇴 요구까지 받은 상황이었다"며 "대통령실은 사과가 필요하다는 것에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었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이날 OBS 인터뷰에서 원희룡 후보 등 사이에서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우리 당이 화합해서 당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하나하나 대응하지 않고 참아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날 오후 JTBC 인터뷰에서 누가 이번 논란을 제기한 인물이 누구라고 보는지 묻는 질의에 "제가 추측하지는 않겠다"면서도 "누가 보더라도 저를 막기 위한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 전당대회 개입이나 당무 개입으로 보일 수 있는 이런 식의 행동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김건희 여사가 전당대회에 개입한 것이라는 일각의 시각에는 "설마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만 짧게 대답했다.
이번 논란으로 대통령실과의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저는 누구보다도 윤석열 정부가 끝까지 성공하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며 "그것에 이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정 관계의 합리적 쇄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 후보는 자신이 제안한 제삼자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 "특검을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에서 민주당이 정하는 특검을 찬성하느냐, 대법원장이 정하는 특검을 찬성하느냐로 프레임이 바뀌었다"며 "제가 말씀드린 게 전략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야당에서 '한동훈 특검법'을 주장하는 것에는 "전당대회에 개입해서 제가 국민의힘을 이끄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일종의 북풍 공작"이라며 "민주당에서 제가 당선되는 것을 되게 위협적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