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확정안 발표 전부터 '여론 악화'
0%대 기금운용 수익률도 '악영향'
1년 넘은 CIO 공백…21일에야 '윤곽'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국민연금 제도 개선 방안을 두고 정부안이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비판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0%대 수익률'과 1년째 이어진 '기금운용본부장 공백' 등 국민연금 자체 문제들이 악화된 여론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7일 공청회를 열어 민간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재정추계위원회·제도발전위원회·기금운용발전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공개할 예정인데, 자문위원회 내부에서 논의된 방안들이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비난 여론이 이어진 것이다.
그동안 흘러나온 내용들을 종합하면 '보험료율 인상' '의무가입 기간 연장' '연금수령 시기 조정' '수령 가능 최소가입 기간 축소' 등이 위원회 내부에서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놓고 정부를 향한 여론의 비판이 쏟아지자 복지부는 일요일인 12일 박능후 장관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위원회 논의를 거쳐 제시되는 안들은 정책자문안으로 바로 정부 정책이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13일 오후 3시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550건이 넘는 국민연금 관련 청원 및 제안이 올라와 있다.
이처럼 비판 양상이 날로 커진 데에는 '기금운용'에 한계를 드러낸 국민연금 내부 문제도 한몫하고 있다.
올해 5월말 국민연금공단의 기금운용수익률은 0.49%로 전달 0.89%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세계 주식시장 활황 등으로 7.26%까지 치솟았던 데 비하면 급락한 수준이다. 특히 국내주식 수익률이 4월말 2.41%에서 5월말 –1.18%로 3.59%포인트나 떨어지면서 수익률 악화를 부추겼다.
이런 실적 탓에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보유액은 5월말 기준 130조1490억원으로 지난해말에 비해 1조3710억원 줄었다. 올해 신규 투자금액 1조7350억원을 포함하면 손실금액은 3조106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수익률 하락 배경 중 하나로는 635조원 규모 기금운용을 총괄 지휘할 기금운용본부장(CIO) 공석 사태가 꼽힌다. 지난해 7월 강면욱 전 본부장이 인사 책임 등을 이유로 사표를 낸 후 현재까지 1년 넘게 이 자리가 비어있다.
올해 최종 후보 3명을 한 차례 추리는 과정에선 공모 탈락자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개입' 주장을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현재 국민연금공단은 지난달 재공모에 들어가 30명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서류 심사를 거쳐 13명을 추리고 21일 면접 심사를 진행한다. 여기에는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등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추가 인사검증을 통해 기금이사추천위원회가 복수의 후보자를 이사장에게 추천하면 이 가운데 최종후보자 1명의 승인신청을 복지부 장관에게 하게 된다"면서 "최종 임명까지 며칠이 걸릴지는 알 수 없으나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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