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반도체 수출 감소 우려…"年 4조5000억원 감소할수도"
미국 관세장벽으로 세탁기, TV 등 가전제품 수출 타격 우려
"삼성, 중립적 입장 유지하며 로비 활동 확대"
미국의 中 업체 제재로 5G 장비 등 기회 열릴수도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부문은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4∼6월) 매출 58조4800억원, 영업이익 14조8700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사진은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출입문 앞 모습. 2018.07.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삼성전자가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양국 모두에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관세 장벽으로 세탁기 등 가전제품 수출에 일부 타격을 입은데다, 중국의 대미 수출이 위축되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수출 등도 함께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한국무역협회 문병기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인해 한국의 대 중국 반도체 수출물량이 연간 40억 달러(약 4조5000억원) 정도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이 중국산 전자제품 전반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에 반도체 등 중간재를 수출하는 삼성의 피해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39조580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 중 중국 매출은 16.7%를 차지한다.
또 중국 정부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의 해외 의존도를 줄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중국은 지난 6월부터 삼성전자 등 메모리칩 제조 업체들의 가격 담합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도 삼성전자 제품이 무역 전쟁으로 인한 피해에 노출되고 있다.
삼성은 미국에서 TV, 스마트폰, 가전제품 등을 판매하다. 대미 수출은 삼성 매출액의 25% 가량을 차지한다.
미국은 이미 삼성 등 한국 업체가 수출하는 세탁기에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삼성의 스마트폰은 대부분 베트남과 인도에서 생산돼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생산되고 있는 TV는 무역 분쟁에 휘말릴 소지가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회사의 경영 여건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클 것이며, IT 산업의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는 회사에 새로운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삼성은 미국과 중국 양측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면서, 한편으로는 로비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미 상원 자료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해 로비에 340만 달러를 사용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또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220만 달러를 로비에 썼다.
삼성전자는 양국 모두에 큰 투자도 하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 삼성은 미국에 가전제품과 반도체 제조 공장 등을 짓는 등 1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실시했다. 지난해 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삼성의 사우스캐롤라이나 가전제품 생산 공장 투자와 관련해 "우리는 당신(삼성)들이 들어오는 것을 사랑한다"라는 트윗을 날렸다.
중국을 상대로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시안 반도체 2기 라인 투자를 위해 3년간 총 70억 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의 MOU(양해각서)를 산시성 정부와 체결했다.
한편 미국의 '중국 때리기'가 본격화되면 통신장비 등 일부 산업에서는 삼성전자가 오히려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WSJ는 "삼성전자는 5G 통신 기술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미국에서 모바일 네트워크 장비 사업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며 "최근 미 의회는 화웨이와 ZTE 등 중국 통신장비 업체들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미국에서 경쟁사의 엔지니어와 프로젝트 책임자 등을 영입해 미국 네트워크 팀에 합류시키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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