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F, 북핵 外 또다른 관전 포인트 美中 힘겨루기

기사등록 2018/08/05 22:42:07

양자·다자 때마다 남중국해 등 설전

별도 기자회견 열어 자국 입장 강조

【싱가포르=AP/뉴시스】 3일 아세안 지역안보포럼 참석차 싱가포르에 온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대표단과 함께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2018. 8. 3.
【싱가포르=AP/뉴시스】 3일 아세안 지역안보포럼 참석차 싱가포르에 온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대표단과 함께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2018. 8. 3.
【싱가포르=뉴시스】김지훈 기자 = 올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관련 외교장관회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였다. 전환기를 맞이한 북핵 문제와 달리 남중국해 등의 이슈와 관련해서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이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싱가포르 도착 다음 날인 2일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과 아세아 국가가 추진 중인 남중국해 행동 규칙(COC) 등에 대한 입장을 선제적으로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협력 강화와 인도주의 지원, 평화 유지 등을 목적으로 3억달러(약 338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왕 부장은 같은날 오후 또다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은 남중국해 군사화의 최대 추진자"라고 비난하는 등 미국과 대립각을 세웠다.

 이러한 분위기는 회의장에서도 이어졌다. 폼페이오 장관과 왕 부장은 EAS 외교장관회의에서 설전을 벌였다. 폼페이오 장관이 먼저 중국을 지목하며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관련 발언을 하자, 왕 부장은 곧바로 "남중국해 지역 정세를 어지럽히는 것은 미국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왕 부장은 이어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하고, 정찰을 한다"며 "미국이 이쪽 질서를 어지럽히는 나라다"라고 강하게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왕 부장의 이러한 발언을 듣지조차 않고 회의장 밖으로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는 남중국해 문제 관련 대립이 노골화됐다. 중국과 아세안 국가 장관들은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COC 협의 진전을 평가했다. 이에 미국과 일본 등은 남중국해에서의 항행과 비행의 자유 보장 및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며 자제를 촉구했다.

 외교부 한 당국자는 "아세안 관련 회의에서 남중국해, 북한, 인도·태평양 등이 큰 주제였다"며 "미국과 중국이라는, 세계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두 나라가 무역과 안보 등을 놓고 첨예하게 부딪혔다"고 평가했다. 

 미중 간 힘겨루기 영향으로 ARF 의장성명 발표가 다소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ARF 의장성명은 통상 회의 종료 당일 늦은 오후나 다음날 오전께 발표됐다. 그러나 올해는 회의 종료 다음날 늦은 오후까지도 발표되지 않고 있다. 남중국해 관련 문안 조율에 시간이 다소 필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ARF, 북핵 外 또다른 관전 포인트 美中 힘겨루기

기사등록 2018/08/05 22:42:07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