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세안 회의서 무역·남중국해·비핵화 대립..."노골적인 대미 견제"

기사등록 2018/08/05 04:54:50

【싱가포르=AP/뉴시스】 3일 아세안 지역안보포럼 참석차 싱가포르에 온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대표단과 함께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2018. 8. 3.
【싱가포르=AP/뉴시스】 3일 아세안 지역안보포럼 참석차 싱가포르에 온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대표단과 함께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2018. 8. 3.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은 싱가포르에서 4일까지 열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관련 외무장관 회의와 양자간 회담에서 불편한 관계에 있는 미국에 대립각을 세우며 노골적으로 견제를 가했다.

미국이 중국 수입제품에 고율의 추가관세를 부과하는데 대해 무역 보호주의라며 비판하고 남중국해 등 문제에서도 대중 강경자세를 견지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격하게 반발하는 등 이번 국제회의를 기화로 불만을 표출했다.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2일 일련의 회의 첫날부터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이 대미 수출상품 중 60%는 미국의 다국적기업을 포함한 외국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한 것이다. 미국의 추가관세 발동은 사실상 자국에 기업에 가하는 셈"이라고 맹비난했다.

또한 왕 외교부장은 3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가진 회담에서 "양국이 갈등을 빚으면 반드시 쌍방 모두 피해를 보게 된다"며 강한 어조로 양보를 압박했다.

왕 외교부장은 4일 아세안과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우리가 일치단결해서 무역 자유화를 단호히 지키고 보호주의에 반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은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아세안 회원국과 영유권을 다투는 남중국해 문제에선 미국을 '역외국'으로 구분해 개입시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아세안과 중국 간 외무장관 회의는 남중국해에서 충돌을 회피하기 위한 '행동규칙(COC)'의 초안에 일단 합의했다.

앞으로 협상으로 타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에 왕 외교부장은 "중대한 진전이다. 중국과 아세안 각국은 남중국해 평화와 안정을 지킬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유화자세를 연출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중국은 미국 등을 염두에 두고 협상을 가속하려면 '외부의 방해를 배제할' 필요가 있다고 못을 박기도 했다.

왕 외교부장은 나아가 4일 기자회견에선 "역외국 주로 미국이 남중국해 군사화의 최대 추진자"라고 성토하며 '항행의 자유' 작전 일환으로 남중국해에 군함과 군용기를 파견하는 미국을 지목해 질타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싱가포르에 오기 전 인도 태평양 지역에 1억13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언명했다.

이에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제창한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대항하는 것이라고 발끈했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발간하는 환구시보(環球時報)는 4일자 사설에서 "부단히 확대하는 중국의 영향력에 맞대응하려는 술책"이라고 지적했다.

왕 외교부장은 북한 문제에서도 비핵화 실현 때까지 대북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미국에 엇박자를 냈다.

중국이 북한 경제발전을 겨냥해 응분의 원조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거나 북한이 비핵화와 북미관계 개선을 위해 다양한 조치를 강구하는 것을 환영한다는 등 거들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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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아세안 회의서 무역·남중국해·비핵화 대립..."노골적인 대미 견제"

기사등록 2018/08/05 04:54:5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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