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한·중·일 ARF 외교전 개시…북·미 3일 싱가포르 도착

기사등록 2018/08/03 07:10:52

강경화, 러·일 연쇄 양자회담…한·중 하루 연기

中 왕이, 비핵화 진전 시 대북제재 재검토 필요성 언급

【싱가포르=뉴시스】배훈식 기자 = 2018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중인 강경화(왼쪽) 외교부 장관이 2일 오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에 앞서 자리를 권하고 있다. 2018.08.02. dahora83@newsis.com
【싱가포르=뉴시스】배훈식 기자 = 2018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중인 강경화(왼쪽) 외교부 장관이 2일 오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에 앞서 자리를 권하고 있다. 2018.08.02. [email protected]
【싱가포르=뉴시스】김지훈 기자 =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관련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한 외교전의 막이 올랐다.

 강경화 외교장관은 지난 2일에도 양자회담에 주력했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 일본의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과 연쇄 양자회담을 가졌다. 
 
 한·러 외교장관회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동방경제포럼 참석 문제, 남북러 3각 협력체제 관련 공동연구 문제 등 양국 간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비핵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관련 의제는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는 양국 간 주요 현안과 한반도 비핵화 관련 문제가 균형감 있게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고노 외무상은 "대북제재와 관련해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종전선언 문제에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위안부 합의에 따라 일본이 출연한 10억엔을 정부 예산으로 대체하기 위해 예비비를 편성한 데 대해 고노 외무상은 "한국 정부가 잘 관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고, 이에 강 장관은 "위안부 문제의 진정한 해결이라는 측면과 한일관계 발전 필요성의 측면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균형된 입장을 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뉴시스】배훈식 기자 =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일 오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2018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공식 기자회견을 마친 뒤 미디어 센터를 나서고 있다. 2018.08.02. dahora83@newsis.com
【싱가포르=뉴시스】배훈식 기자 =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일 오후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2018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공식 기자회견을 마친 뒤 미디어 센터를 나서고 있다. 2018.08.02. [email protected]
한러·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는 북한산 석탄의 한국 유입 사건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모두 러시아와 일본 측이 관심을 먼저 보였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러시아 측은 강 장관과의 양자회담에서 미국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며 "최근 그런 일이 있었지 않았느냐"고 말을 꺼냈고, 이에 강 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으로서의 의무가 있기 때문에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북한산 석탄이 러시아 홀름스크항에서 옮겨 싣는 과정에서 러시아산으로 둔갑해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러시아 측은 이 사건에 관심을 보이는 동시에 자신들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일본 측은 이 사건을 언급하며 "안보리 제재를 확실히 이행하기 위해 한미일이 특히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강 장관은 "완전한 비핵화 확신이 있을 때까지 제재가 계속돼야 한다"는 정부 방침을 강조하고, 석탄 불법 환적 사건과 관련해 정부의 조치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이날 한·중 외교장관회담도 열릴 예정이었으나, 중국 측이 앞선 일정이 늘어졌다는 이유로 연기를 요청했고, 이 요청을 우리 측이 받아들이면서 하루 연기됐다. 구체적인 일정은 기존에 계획된 일정을 감안해 조율할 예정이다. 중·일 외교장관회담은 이날 오후 예정대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별도의 기자회견을 통해 한반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대북제재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시스】2일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서 포착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모습. 리 외무상은 오느느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경유지인 베이징에 도착했다. (사진출처: NHK) 2018.08.02.
【서울=뉴시스】2일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서 포착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모습. 리 외무상은 오느느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경유지인 베이징에 도착했다. (사진출처: NHK) 2018.08.02.

 왕 부장은 연내 종전선언 추진 움직임에 대해 "모두가 다시 전쟁이 발생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 종전선언을 발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시대 발전 추세에 완전히 적합하고, 남북을 포함한 모든 국가의 열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다만 왕 부장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법적인 프로세스가 필요하고, 각 당사국의 협상이 있을 때 정전협정을 최종적으로 평화협정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종전선언 이후의 평화협정 프로세스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왕 부장은 국제사회 대북제재와 관련해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 새롭게 다시 고려돼야 한다"며 향후 한반도 비핵화에 진전이 있을 경우 대북제재 수위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북한과 미국 대표단은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가 시작되는 오는 3일 싱가포르에 도착할 예정이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이날 평양을 출발해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으며, 에어차이나 항공편으로 3일 오전 싱가포르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 외무성의 김창민 국제기구국장 등이 1일 선발대로 싱가포르에 도착했으나, 별다른 외부 활동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달 25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 협상 진행 상황 등에 관해 설명하기 위해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의원들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2018.07.26
【워싱턴=AP/뉴시스】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달 25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 협상 진행 상황 등에 관해 설명하기 위해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의원들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2018.07.26
 
 ARF에서 북한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북한은 ARF 참여를 계기로 5~6개국과 양자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아세안 국가들과의 양자회담을 거부당했던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이다.

 강 장관도 리 외무상과의 양자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북한 측이 확답을 주지 않아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간 접촉 가능성도 주목된다.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말레이시아를 거쳐 싱가포르에 도착할 계획이다. 미국은 북한과의 별도 양자회담을 잡지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공식행사를 계기로 한 접촉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일본은 3일로 예정된 환영만찬 등을 계기로 북한 측과의 접촉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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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8/08/03 07:10:5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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