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구청 그늘막 철거에 재설치 '맞불'…애꿎은 혈세만 낭비

기사등록 2018/07/31 16:10:36

최종수정 2018/07/31 17:12:04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31일 서울광장에 재설치된 그늘막 모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31일 서울광장에 재설치된 그늘막 모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서울광장 무더위 그늘막 설치를 둘러싼 서울시와 중구청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중구청이 서울광장 주변 그늘막들을 철거하자 나흘만에 서울시가 같은 자리에 똑같은 그늘막을 재설치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3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날 오전 서울광장 주변에 그늘막 4개를 설치했다. 앞서 지난 27일 중구가 철거한 그늘막 자리에 똑같은 형태로 설치했다. 서울광장을 기준으로 을지로와 서울시의회, 대한문, 환구단으로 향하는 횡단보도에 각각 그늘막이 들어섰다.

 짙은 녹색의 그늘막들은 설치비 포함 1개당 250여만원이 들어갔다. 약 1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광장을 오가는 시민이 그동안 그늘막을 잘 사용했는데 (중구청의 철거로 갑자기) 없어지니 시민이 불편해 하셔서 다시 설치했다"며 "시 총무과 자체 판단으로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광장 그늘막 설치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사연은 이랬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6·13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직후 구청 관련부서에 여름폭염에 대비한 그늘막 설치를 지시했다. 하지만 관련 부서가 예산 미비를 이유로 차일피일 뒤로 미뤘다.

 이 와중에 서울시의 요청으로 서울광장 주변 그늘막 4개가 설치된 것을 뒤늦게 파악한 서 구청장은 지난 27일 전격적으로 그늘막 철거를 지시했다. 서 구청장은 이어 철거된 그늘막을 30일 구청앞 잔디광장에 전시한뒤 소속 공무원 500명을 모아 놓고 "이 그늘막은 수년간 중구민의 요구에도 설치하지 않았지만 서울시 간부 한마디에 의해 시청앞에 세워졌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시스】 손대선 기자 = 30일 오전 중구청 잔디광장으로 옮겨진 무더위 그늘막. 이 그늘막은 지난 27일 중구가 철거한 것이다.     sds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손대선 기자 = 30일 오전 중구청 잔디광장으로 옮겨진 무더위 그늘막. 이 그늘막은 지난 27일 중구가 철거한 것이다.     [email protected]  
이 과정에서 광역지방자치단체(서울시)의 기초지방자치단체(중구)에 대한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서울시는 시민편의를 위한 정당한 요구에 중구가 과민반응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서 구청장의 정치적 노림수가 있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서울시는 일단 시민편의를 위해 그늘막 설치를 요구했던 만큼 중구가 철거했더라도 재설치는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중구의 그늘막 설치에는 개당 170여만원씩 소요됐다. 철거비용은 개당 30만원씩 들어갔다. 31일 시가 재설치한 그늘막은 개당 설치비 포함 250만원이 소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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