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싱가포르에서 30일 개막한 제51차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외교장관회의 및 관련 회의에서 아세안 회원국들이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어떤 목소리를 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최근 아세안 각국과 북한 간 관계복원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가 내달 2일 아세안 외교장관 회담 의장 성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닛케이는 "의장국인 싱가포르는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의장 성명에 북한에 대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지지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키려 하지만, 일부 회원국에서 CVID표현을 넣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필리핀 여당 대표단이 이달 평양을 방문해 조선노동당 관계자들을 만나는 등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모색 중이며, 북한도 이달 라오스에 당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아세안 각국과 북한간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도 내달 18일부터 개최되는 아시안게임 폐회식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초청했으며, 2017년 2월 김정남 암살 사건으로 북한과의 관계가 악화된 말레이시아도 최근 평양에 있는 대사관 업무를 재개할 방침을 나타내고 있다.
신문은 아세안 각국은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등 도발 행위를 반복하던 지난 2017년에도 북한에 대해 최대한의 압박이 아닌 대화에 따른 문제 해결을 주장했다며, 한반도 해빙무드를 계기로 북한과의 관계 복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세안 회원국 10개국 모두와 국교를 맺고 있는 북한으로서도 아세안이 자국에 대한 비판의 톤을 약화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로 북한과 아세안 각국과의 교역이 축소된 상황으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2018년 들어 북한과의 수출입을 완전히 중단했다. 이에 따라 북한으로서는 교역 재개를 위해서라도 아세안과의 관계 복원이 중요한 상황이다.
특히 내달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SEAN Regional Forum·ARF)에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참석할 예정이다. 리 외무상이 어떤 목소리를 낼지에도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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