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미혼모·부 일상속 숨은 차별과 불편 조사
학교·직장·관공서·지역사회 등 모든 공간서 노출
8월부터 한부모 국민인식개선 캠페인 집중 전개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취업 면접을 보러 갔더니 질문의 80%가 왜 혼자인지, 아이는 어떻게 혼자 키울 것인지 같은 업무와는 전혀 무관한 질문뿐이었어요."(구직미혼모)
"동네에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주민들이 무조건 미혼모시설에 있는 미혼모들이 한 일이라며 민원을 제기했어요."(시설입소 미혼모)
"가족형태가 다양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과서에서는 부모님이라는 말이 곳곳에 등장해요.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부모의 존재가 누군가에게는 아닐 수 있거든요. 미혼모와 미혼부 가정의 아이들이 심한 박탈감을 느끼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현직 교사)
우리사회 미혼모·부가 직장, 관공서, 학교 등 일상 생활공간에서 만나는 차별과 불편이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여가부)는 최근 한달간 미혼모·부 일상 속 숨은 차별 및 불편 사례에 대해 미혼모·부 대상 설문조사과 대국민 접수를 받은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30일 밝혔다.
여가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여가부 대표홈페이지에서 미혼모·부 당사자 또는 일반시민들이 직·간접적으로 겪은 불편과 차별의 구체적인 사례를 접수받았다. 미혼모·부를 위한 전국 83개 시설 입소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미혼모·부들은 '비정상'으로 분류되며 겪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따돌림에 힘든 경우가 많았다. 산후조리원에서 나이가 어리고 남편도 없는 산모라고 주변 산모들이 같이 대화도 하지 않고 밥 먹을 때 끼워주지도 않았다.
나이가 어려보이는 여성이 아이를 안고 길을 가거나 낮 시간에 밖에 있다고 '뭐야, 학교도 안 갔어'라던가 '사고 친 건가. 엄청 어려 보이는데'라고 주변에서 수군거리는 경우도 있었다.
학교나 관공서, 병원 등 공개된 공간에서 개인사생활이 보호되지 않는 것도 크게 불편을 겪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학교에서 부모참여수업이나 가족여행으로 부모 둘 다 참석하라고 하는 경우가 많아 아이가 다른 친구들을 부러워하거나 한부모인 것이 알려져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주민센터에서 상담을 받는데 공개된 장소에서 진행됐고 상담원이 내가 미혼모인 사실을 큰 목소리로 얘기해 당혹스러움도 경험했다. 임신 당시 미혼임을 밝히자 병원의료진이 인공임신중절을 전제로 계속해서 물어본 사례도 있었다.
사회적 편견이 바로 직접적인 차별로 이어진 경우도 많았다.
직장생활 중 혼자 아이를 키우다보니 스케줄 변경이 어려워지자 '열정이 없다'고 해고를 당했다. 구직활동 시 면접관이 등본을 보며 '혼자 아이 키우는데 직장생활 제대로 할 수 있겠냐'라고 묻거나 질문의 80%가 '왜 혼자인지, 아이는 혼자 어떻게 키울 것인지' 등이었다.
여가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미혼모·부의 일상 속 차별과 불편 사항을 10월2일까지 접수받아 행정안전부, 교육부, 고용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또 8월부터 국민 인식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집중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이숙진 여가부 차관은 "모든 형태의 출산이 존중받을 수 있는 문화 정착을 위한 인식개선 작업 및 미혼모·부가 겪는 일상 속의 차별과 불합리한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미혼모·부 등 한부모가 임신·출산·양육으로 인한 어려움을 혼자 감당하지 않도록 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출산·양육 환경을 조성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동네에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주민들이 무조건 미혼모시설에 있는 미혼모들이 한 일이라며 민원을 제기했어요."(시설입소 미혼모)
"가족형태가 다양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과서에서는 부모님이라는 말이 곳곳에 등장해요.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부모의 존재가 누군가에게는 아닐 수 있거든요. 미혼모와 미혼부 가정의 아이들이 심한 박탈감을 느끼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현직 교사)
우리사회 미혼모·부가 직장, 관공서, 학교 등 일상 생활공간에서 만나는 차별과 불편이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여가부)는 최근 한달간 미혼모·부 일상 속 숨은 차별 및 불편 사례에 대해 미혼모·부 대상 설문조사과 대국민 접수를 받은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30일 밝혔다.
여가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여가부 대표홈페이지에서 미혼모·부 당사자 또는 일반시민들이 직·간접적으로 겪은 불편과 차별의 구체적인 사례를 접수받았다. 미혼모·부를 위한 전국 83개 시설 입소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미혼모·부들은 '비정상'으로 분류되며 겪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따돌림에 힘든 경우가 많았다. 산후조리원에서 나이가 어리고 남편도 없는 산모라고 주변 산모들이 같이 대화도 하지 않고 밥 먹을 때 끼워주지도 않았다.
나이가 어려보이는 여성이 아이를 안고 길을 가거나 낮 시간에 밖에 있다고 '뭐야, 학교도 안 갔어'라던가 '사고 친 건가. 엄청 어려 보이는데'라고 주변에서 수군거리는 경우도 있었다.
학교나 관공서, 병원 등 공개된 공간에서 개인사생활이 보호되지 않는 것도 크게 불편을 겪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학교에서 부모참여수업이나 가족여행으로 부모 둘 다 참석하라고 하는 경우가 많아 아이가 다른 친구들을 부러워하거나 한부모인 것이 알려져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주민센터에서 상담을 받는데 공개된 장소에서 진행됐고 상담원이 내가 미혼모인 사실을 큰 목소리로 얘기해 당혹스러움도 경험했다. 임신 당시 미혼임을 밝히자 병원의료진이 인공임신중절을 전제로 계속해서 물어본 사례도 있었다.
사회적 편견이 바로 직접적인 차별로 이어진 경우도 많았다.
직장생활 중 혼자 아이를 키우다보니 스케줄 변경이 어려워지자 '열정이 없다'고 해고를 당했다. 구직활동 시 면접관이 등본을 보며 '혼자 아이 키우는데 직장생활 제대로 할 수 있겠냐'라고 묻거나 질문의 80%가 '왜 혼자인지, 아이는 혼자 어떻게 키울 것인지' 등이었다.
여가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미혼모·부의 일상 속 차별과 불편 사항을 10월2일까지 접수받아 행정안전부, 교육부, 고용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또 8월부터 국민 인식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집중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이숙진 여가부 차관은 "모든 형태의 출산이 존중받을 수 있는 문화 정착을 위한 인식개선 작업 및 미혼모·부가 겪는 일상 속의 차별과 불합리한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미혼모·부 등 한부모가 임신·출산·양육으로 인한 어려움을 혼자 감당하지 않도록 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출산·양육 환경을 조성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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