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주3~4일 근무제 눈길…노동력 부족 해결 위해 확산

기사등록 2018/07/27 16:07:23

2016년 21.2% 기업이 '단시간 근무제' 도입

전년대비 6.2%포인트 상승해

여성이 85%로 압도적 다수 차지

【도쿄=AP/뉴시스】7월20일 일본 도쿄 도쿄역 앞에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2018.7.26.
【도쿄=AP/뉴시스】7월20일 일본 도쿄 도쿄역 앞에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2018.7.26.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한 적정한 노동시간은 얼마일까.

 우리나라는 2004년에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한 후, 이달 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을 중심으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직장일과 육아 및 가사일을 병행해야 하는 직장여성 또는 맞벌이 부부들의 삶은 여전히 쉽지 않다.

 이웃나라 일본은 어떨까.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에서는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근로제도가 생기고 있다.

 27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주일에 3~4일 근무하는 '단시간 정규직 제도'를 소개했다. 명칭만 봐도 알 수 있듯, 1주일에 3~4일 짧은 시간 근무해도 비정규직인 아닌 정규직 조건으로 일 할 수 있는 제도이다. 현재 일본에서도 시행 초기단계지만 육아와 일을 병행해야 하는 여성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다고 한다.

 "육아휴직 직후 주5일 근무하기가 힘들었는데, 주 4일 근무를 하니 한결 수월해졌다."

 글로벌 컨설턴트 회사인 액센츄어 일본 지사에서 근무하는 31세 여성 직원 A씨의 말이다. A씨는 자녀 3명을 키우면서 하루에 6시간씩 주4일 컨설턴트로 근무하고 있다.

 A씨는 액센츄어가 2016년 시작한 '단일 단시간 근무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이 제도는 정규직 사원에게 '주3일 총 20시간 이상'이라는 근무시간을 인정한다. 육아, 노인간병, 자원봉사를 해야하는 직원에 한해 사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약 1만명의 직원 중 수백명이 이용했다고 한다.

 A씨는 기본적으로 수요일을 쉰다. "밀린 가사나 장보기 등의 일만해도 하루가 금방 가버린다"며 "월요일, 화요일 열심히 일하고 하루(수요일)를 쉬면 오히려 업무 집중도가 높아진다"고 말한다.

 근무일에는 오후 4시반께 퇴근해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리러 간다. "근무시간이 한정됐지만, 오히려 이 시간 동안 일을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생각하게 돼 일의 효율은 높아졌다"라고 A씨는 말한다. 그는 매일 해야 하는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해 몇시까지 무엇을 해야하는지 명확히 정한다고 한다. 

 "근무 시간의 양에 있어서는 주5일 근무자를 이길 수는 없다"고 A씨는 말한다. 또 단시간 근무를 위해서는 자신이 없는 시간 동안 누군가 대신 일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동료의 협력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근무일 수가 적기 때문에 고객과의 회의 등은 주로 화상회의로 대체하고, 재택근무를 하는 날도 있다. 그러나 A씨는 단시간 근무제도에도 실적을 인정받아 작년 12월 승진했다고 한다.

 액센츄어의 단시간 근무제는 주20시간 이상 근무시간을 지키면, 주 3일 근무도 가능하다. 일하는 날보다 쉬는 날이 더 많다.

 테크놀로지 컨설팅 본부에서 근무하는 매니저 B씨(44)는 화요일과 목요일을 쉬고 있다. 출근하는 월, 수, 금은 하루에 7시간씩 일한다. B씨는 자녀가 5살이 됐을 때부터 주4일 근무를 이용했다. 현재 자녀가 9세가 됐지만, 이제는 육아가 아니라 자신의 관심분야인 자원봉사 활동에 하루를 더 할애하기 위해 주3일 근무로 바꿨다. 그는 단시간 근무제도로 정신적으로 여유가 생겨 업무 효율도 높아졌다고 했다.

 액센츄어는 단시간 근무제도 도입과 동시에 직원 개인의 근무형태에 따른 다양한 평가제도도 마련했다. 각 직원마다 설정한 목표치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절대치로 업무 평가를 한다. 이로 인해 주 3~4일 근무해도 업무 평가에서 불이익을 보는 일은 없다. 

 일본에서는 육아 문제뿐 아니라 부모 간병으로 인한 이직도 기업에 있어서는 큰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본 기업들은 직원의 이직을 방지하기 위해 주 3~4일 근무 등 다양한 방식의 근무형태가 주목을 받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2016년도 조사에 따르면, 이같은 단시간 정규직 제도를 도입한 기업 비율은 21.2%로 전년도보다 6.2%포인트 상승했다. 육아 등의 영향으로 이용자는 여성이 85%로 압도적으로 많다.

 단시간 정규직은 파트타임 사원과 크게 2가지 점에서 다르다. 단시간 정규직은 근로계약에 기간 규정이 없으며, 시간당 기본급과 상여금·퇴직금 산정 방식이 풀타임 정규직과 동등하다.

 기업으로서는 파트타임 및 아르바이트보다 부담이 느는 경우도 있지만, 인력부족이 계속되면서 "단시간이라도 좋으니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우수한 정규직을 확보하고 싶다"는 것이 기업측의 생각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다만 아직까지 중소기업에는 단시간 정규직 도입이 어려운 경향을 보이고 있다.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직원이 500명 이상 기업의 경우 단시간 정규직 도입 비율이 40% 가까이에 육박하지만, 500명 미만에서는 30%를 밑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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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주3~4일 근무제 눈길…노동력 부족 해결 위해 확산

기사등록 2018/07/27 16:07:2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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