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간 무역전쟁 끝났다고 안도하면 오산" WP

기사등록 2018/07/26 17:27:16

철강관세 부과되고 있고 취소 여부 불투명

유럽, LNG 대량 수입 민간기업에 강제 못해

자동차 관세 부과 위한 조사도 현재진행형

<출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사진 캡쳐>
<출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사진 캡쳐>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미국과 유럽연합(EU)이 25일(현지시간) 비자동차 제품에 무관세·무보조금을 적용하기로 합의했지만, 양측 간 무역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아직도 미국의 무역적자가 여전한 데다, 관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신념은 절대로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무역전쟁이 끝났다고 안도하는 것은 너무 섣부르다고 WP는 경고했다.

 ◇미 무역적자 여전…규모 감소 도움 여부 미지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유럽과 중국, 그리고 전세계 각국을 상대로 무역적자가 발생하는 것을 싫어한다. 하지만 미국의 무역적자는 여전하다.

 장 클로드 융커 EU집행위원장은 유럽이 더 많은 미국산 콩과 액화천연가스(LNG)를 구입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민간 기업들에게 그것을 강제할 수는 없다고 WP는 지적했다. 융커 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같은 권력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이 방안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지도 분명치 않다. 미국은 지난해 유럽과 무역에서 1010억 달러(약 113조원)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에 무역적자가 발생했다는 것은 거꾸로 미 소비자들이 유럽산 제품을 더 많이 사들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적자를 줄이는 것에 집중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경제학자들은 그것을 문제로 보지 않는다. 미 경제는 장기간 무역적자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성장하고 일자리를 늘리고 있다.

 ◇ 철강 관세는 부과 중…취소 여부 불투명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1일부터 EU와 캐나다, 멕시코, 일본 등에서 수입되는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해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우리는 또한 철강 및 알루미늄 관제 문제를 해결하고 보복 관세를 철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융커 위원장도 "물론 우리가 협상을 하고, 한쪽 당사자가 협상을 중단하지 않는 한, 우리는 추가 관세 부과를 미룰 것이고 철강 및 알류미늄에 대한 기존 관세를 재평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 LNG 대량 수입 가능성 낮아…트럼프 중단 TTIP와 유사

 NYT는 유럽과의 "거래"에 대해 이상하다고 평가했다.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한 것이지, 실제로 어떤 구체적인 거래가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사실상 기본부터 논의해야 할 게 많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럽이 대량의 LNG를 구입할 것이라고 했지만, 그 또한 분명치 않다는 지적이다. LNG를 특별한 운반선에 실어 대서양을 가로질러 운송하고 다시 가스로 바꾸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에서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만나 양측 간 통상분쟁의 해소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2018.07.26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만나 양측 간 통상분쟁의 해소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2018.07.26
반면 러시아는 가스관을 통해 유럽에 운송하는 비용이 매우 낮아 미국산 LNG보다 저가에 판매된다. 새로 건설된 가스관을 통해 카스피해에서 남부 유럽으로, 러시아에서 독일로 천연가스가 운송되는 것도 미국산 LNG 수입을 어렵게 할 수 있다.

 프랑스 석유기업 토탈 파트릭 푸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은 유럽에서 가스 가격에 상한선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것이 반드시 대량 판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과 융커 위원장이 합의한 비자동차 제품에 대한 무관세·무보조금 노력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추진되다 정작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단했던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013년 2월13일 연두교서를 통해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를 제안했다. 미국과 EU가 각종 시장 규제나 관세를 철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이었다.

 따라서 TTIP와 다른 것은 미국산 대두에 대한 수입 확대 뿐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로 그 합의를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겠느냐고 NYT는 반문했다.

 ◇ 유럽산 자동차 관세 부과 위한 조사 계속 진행중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EU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에서 후퇴시키는데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 내에선 공식적으로 그 같은 발표를 한 적이 없다.

 조사 결과는 향후 수 주 내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주 손쉽게 자신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와 관련해선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생각대로 밀어부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 및 알루미늄에 고관세를 부과한다고 지난 3월 발표한 뒤 일부 국가들에 대해 일정 기간 동안 면제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결국엔 예정대로 시행했다. EU도 처음에는 일정기간 면제됐다가 6월1일부터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부과 대상국으로 지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많은 것을 내놓으라고 상대를 때리기 전 그들이 제공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보기 위해 사람들을 테이블로 유혹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NYT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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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8/07/26 17:27:16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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