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수권법 합의안 "러시아와 군사협력 금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미국 상·하원이 마련한 2019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 최종 합의안에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 당시 러시아와 군사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보인 바 있어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2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맥 손베리 하원 군사위원장은 7160억 달러(약 812조원) 규모의 새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 최종 수정안을 공개했다.

과거에도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은 금지돼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협력 가능성을 시사한 상황에서 이번 합의안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CNN은 지적했다.

법안에는 러시아를 저지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저위력 신형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려는 계획에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해 2억5000만 달러(약 2839억원), 유럽 동맹국을 위한 미군 주둔에 63억 달러(약 7조원)도 배정했다.

2017년 8월2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했던 '러시아, 이란, 북한에 대한 통합 제재법'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철회 권한은 승인했다.

법안에 정통한 한 의회 보좌관은 러시아가 미국과 다른 국가들을 분열시키기 위해 낮은 가격으로 무기를 공급하는 등 국제사회 제재 조치를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CNN에 전했다.

이 보좌관은 대통령이 특정 상황에서 제재를 철회할 수 있도록 권한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S400 방공 미사일과 같은 신형 장비의 구매는 여전히 제재를 받을 수 있겠지만, 러시아산 헬리콥터의 대체 부품 등은 제재에서 풀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방수권법안은 중국에 대해서도 강경노선을 취했다. 대만 등 중국과 군사적 갈등을 벌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법안은 미국 정부 기관이 중국 화웨이, ZTE(중싱통신)의 기술을 사용할 수 없도록 금지했다. 미국 정부와 거래하는 기업 역시 두 회사의 기술을 사용할 수 없다.

한편 법안에는 의회 승인 없이 주한미군 규모를 2만2000명 미만으로 감축할 수 없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현재 한국에는 약 2만8000명의 주한미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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