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순직 유가족들, 여당·청와대 무관심·홀대 '분개'

기사등록 2018/07/23 17:49:43

【포항=뉴시스】우종록 기자 = 23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해병대 1사단 부대 내 도솔관에서 엄수된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추락사고 순직 장병 합동영결식에서 유가족이 영정 앞에 오열하고 있다. 2018.07.23.  wjr@newsis.com
【포항=뉴시스】우종록 기자 = 23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해병대 1사단 부대 내 도솔관에서 엄수된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추락사고 순직 장병 합동영결식에서 유가족이 영정 앞에 오열하고 있다. 2018.07.23.  [email protected]
【포항=뉴시스】강진구 기자 = 해병대 마린온 헬기 순직자 유가족들은 여당과 청와대가 이번 사고를 무관심하게 방치하고 유가족들을 홀대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영결식 진행과 관련, 유족들과 5일여 간 마찰이 지속될 동안 사고 현장은 물론 분향소나 영결식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조화를 보내고 안규백 국방위원장과 김병기 국방위원이 방문한 것이 유일할 뿐으로 민주당이 이번 사고 유가족들을 홀대하거나 사고를 무관심하게 방치한 것 아니냐는 논란을 제기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22일 오후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 이주영 국회 부의장과 국방위 간사 백승주 의원, 홍철호 비서실장, 윤영석 수석 대변인, 김선동 여의도연구원장, 강석호·김명연·이완영·김정재·김석기·이종명·윤종필·송언석·박명재 의원 등 주요 당직자와 경북 출신 국회의원들이 대거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사고경위를 청취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청와대는 지난 17일 사고가 난 이래 23일 열린 영결식 전까지 분향소에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조화만 보냈을 뿐 조문 인사를 파견하지 않았다.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20일 오후 영화 '허스토리'를 관람한 것과 관련, “과연 기사화될 일인지 적절치 않은 처신”이라는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숨진 박재우 상병의 고모인 박영미씨는 영결식장에서 “외국에선 한 장병의 생명도 헛되이 다루지 않는다”며 “5명이 숨졌는 데도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아내로서 김정숙 여사의 영화관람이 관연 적절한 처신인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22일 오후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20일 직원들과 청와대 내에서 특별상영된 영화 '허스토리'를 함께 관람했다고 게재했다.

 청와대는 이 영화는 지난 1992~1998년 6년 동안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벌였던 '관부재판' 실화를 소재로 한 민규동 감독 작품으로 김희애 김해숙 등 배우들의 열연에 몰입했던 시간이었다고 공개한 바 있다.

 김 여사가 영화를 관람한 20일 오후는 사고현장 언론공개와 유가족들 기자회견, 사고조사위 구성과 관련 국방부와 해병대, 유가족들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영결식이 순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관람 시점도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박영미 씨는 “이들의 죽음은 내 친구, 내 친지, 내 동료의 죽음”이라며 “영결식이 끝나기도 전에 트위터에 영화 관람 소식을 알리는 것이 과연 순직 장병들에 대한 진정한 예우인지 묻고 싶다”고 분개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도 이날 오전 영결식장을 찾았다가 유가족들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유가족들은 “조문기간이 지나 뒤늦게 영결식장을 방문한 것은 조문이 아니라 모욕”이라며 입구에서 김 비서관을 돌려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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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8/07/23 17:49:4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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