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AP/뉴시스】이재준 기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2일 자국에 제재조치 부활 등 강경정책을 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석유 운송 요충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음을 재차 경고했다.
반관영 ISNA 통신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사자의 꼬리를 갖고 더는 장난을 치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달 상순 유럽 순방 중인 로하니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산 원유의 수입 중단을 각국에 요구한 것과 관련해 "중동 국가들이 원유를 수출하는데 이란만 할 수 없게 될 경우 이는 무의미하다"고 발언해 원유 수출이 불가능해지면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에 나설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양국 간 평화가 여전히 가능하다며 하지만 "미국은 이란과 평화를 이루면 만사가 평화로워 지겠지만 이란과 전쟁을 벌이면 각지에서 전면 전쟁을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주요 6개국이 맺은 핵협상에 불만을 토로하며 올해 초 협상 파기를 선언했다.
그는 이란에 대해 경제제재 등을 다시 발동하면서 이란 지도부에 자신과 전화통화해 교섭을 하자고 제의했지만 이란 측에 의해 거부당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관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21일 외무부 고위 관리들과 만난 자리에서 "로하니 대통령의 발언은 국가의 방침을 반영하는 중대한 것으로 외무부는 같은 입장을 견지한 채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며 지지를 표명했다.
걸프만과 아라비아해를 연결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운송량의 30%를 차지한다.
이란 핵합의 전인 2011~2012년 유럽과 미국의 경제제재에 반발한 이란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긴장이 높아지자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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