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산업 어쩌나'…부품사들 잇단 신용등급 하락

기사등록 2018/07/15 06:19:00

성우하이텍·부산주공, 한 단계씩 하락

현대위아 'AA안정적→AA부정적' 변경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자동차산업이 국내외적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부품업체들의 신용등급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최대 자동차회사인 현대자동차의 1차 협력업체 '리한'이 최근 채권단에 워크아웃을 신청한데 이어 '성우하이텍'과 '부산주공' 등 부품업체들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서 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5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동차산업 정기 평가 결과 자동차업종 15개사 중 성우하이텍이 'A'에서 'A-'로, 부산주공이 'BB-'에서 'B+'로 각각 한 단계 하향 조정됐다. 현대위아의 경우 등급은 'AA'를 유지했지만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성우하이텍과 부산주공은 모두 현대·기아자동차에 부품을 조달하는 협력사이며, 위아는 현대차그룹의 부품계열사다.

성우하이텍의 경우 현대·기아차의 판매 부진에 따른 영향과 신규 투자한 해외법인들의 성과 지연 등으로 수익창출력이 저하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과중한 재무부담이 완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중국법인들의 실적 저하 역시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부산주공 역시 현대차의 국내 공장 생산량 감소 여파로 공급물량이 줄어들면서 수익창출력이 저하됐다. 생산 능력 이상의 과잉 투자가 이뤄져 재무부담이 증가하고 있지만 유휴부지 매각을 통해 차입금을 줄이려는 계획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 한국기업평가의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에서 자동차 엔진과 모듈, 파워트레인 계통의 부품을 담당하는 위아의 경우 디젤엔진, 누우 엔진 등 주요 제품들의 판매가 부진해 수익창출력이 약화됐다. 신규 공장 건설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지만, 현대·기아차의 판매 부진으로 가동률 역시 저조한 상황이다.

한국기업평가는 "계열 매출 의존도가 높고, 주요 사업 아이템들의 수요 전망도 그리 밝지 못하다"며 "단기간에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부정적 등급전망의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차(AAA) ▲기아차(AA+) ▲현대다이모스(A+) ▲한국타이어(AA) ▲한온시스템(AA) ▲만도(AA-) ▲코리아오토글라스(A1) ▲한화첨단소재(BBB+) ▲화승알앤에이(BBB-) ▲신영(BBB-) ▲금호에이치티(BBB-) ▲대성엘텍(BB) 등의 등급은 기존대로 유지했다.

이지웅 책임연구원과 김봉균 평가전문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현대·기아차의 내수 승용차시장 경쟁력은 회복됐지만 미국·중국시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의 판매 부진이 심화되면서 전체적으로는 판매가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양사 합산 영업이익률은 2011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2017년에는 2.5%에 그쳤다"며 "현대·기아차의 재무역량이 아직까지는 우수한 신용도를 뒷받침할만한 수준이지만 저하된 수익구조 회복이 어렵다면 근본적인 사업경쟁력 약화를 만회할 수 없는 시점이 도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 등은 "국내 부품사들의 거래처 다변화 수준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현대·기아차와 연동된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국내 부품사들의 현대기아차 의존도는 낮게는 50%, 높게는 90%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하반기들어서도 현대기아차의 판매 회복이 더디고 부품사들의 비우호적 영업환경 극복이 어렵다면 신용도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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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산업 어쩌나'…부품사들 잇단 신용등급 하락

기사등록 2018/07/15 06:19: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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