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갑질·불법 논란 '판박이'…시민들 "너무 실망스럽다"

기사등록 2018/07/13 13:53:08

항공편에 오너 일가 짐 싣고 '세관 프리패스' 논란

항공법상 금지된 외국인 등기임원 논란도 판박이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No Meal(노 밀)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에서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등 직원들이 협력업체 사장을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2018.07.08.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No Meal(노 밀)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에서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등 직원들이 협력업체 사장을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2018.07.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한주홍 기자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오너의 갑질과 불법 논란 등이 갈수록 판박이인 모양새를 보이면서 국민들의 공분도 커져가고 있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기내식 대란으로 촉발된 아시아나항공 사태는 점차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갑질 폭로와 불법 시비로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전·현직 승무원들은 자신들이 박 회장의 기쁨조에 동원됐다고 폭로했다. 승무원들에 과잉의전을 강요한 갑질을 박 회장이 일삼아왔다는 것이다. 출산휴가를 마치고 온 직원이 박 회장에 '감사편지'를 쓰고 박 회장의 비행 전에는 근무표를 바꿔 특정 승무원이 탑승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양상은 다르지만 대한항공 사태의 출발점도 오너 일가의 갑질과 횡포에 대한 폭로였다. 오너 일가가 직원들에게 반말, 고함, 욕설을 서슴지 않는 등 하대하는 것이 주된 문제제기였다.

항공편을 사적 용도로 이용하고 세관 신고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논란 역시 비슷하다. 대한항공 사태에서 가장 크게 논란이 됐던 문제는 세관 프리패스. 오너 일가가 항공편으로 자신의 물건을 나르고 세관 신고도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이 일로 수차례 관세청 등의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12일에는 박삼구 회장 역시 항공편으로 자신의 개인 물품을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주인이 없는 화물이 비행기에 실린 것으로 항공보안법 위반 논란이 일 수 있다. 이번에도 세관 신고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할 수 없어 세관 프리패스 역시 문제가 됐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대한항공 직원들과 시민들이 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옆 계단에서 '조양호일가 및 경영진 퇴진 갑질 STOP 촛불집회'에 저항을 상징하는 벤데타 가면과 선글라스를 끼고 참석하고 있다. 2018.05.04.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대한항공 직원들과 시민들이 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옆 계단에서 '조양호일가 및 경영진 퇴진 갑질 STOP 촛불집회'에 저항을 상징하는 벤데타 가면과 선글라스를 끼고 참석하고 있다. 2018.05.04. [email protected]
불법 등기이사 논란도 꼭 닮았다. 조 전 전무가 2010년부터 6년간 진에어 등기이사로 재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면허취소 위기까지 몰렸던 진에어와 마찬가지로 아시아항공 역시 2004년부터 6년동안 미국 국적인 브래드 병식 박 씨가 등기이사로 재직한 사실이 밝혀졌다.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업의 특성상 보안이나 기술 등이 유출될 것을 차단하기 위해 항공법으로 외국인 등기이사를 금지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두 항공사의 갑질, 불법 행태가 '판박이' 모습을 보이자 시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국적기(대한민국에서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받고 여객을 운송하는 항공사)와 대형항공사의 편리함을 위해 외항사나 저비용항공사(LCC) 대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선택해 왔는데 배신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30대 직장인 A씨는 "국적항공사이고 대형 항공사라서 서비스가 더 좋을 거라는 믿음으로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선택해왔다"며 "최근 논란을 보니 너무 후진적이라서 굳이 타고 싶지 않아졌다"고 말했다.

40대 주부 B씨 역시 "앞으로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을 타지 않고 좀 더 저렴한 저비용항공사(LCC)를 타거나 차라리 외항사를 타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C씨도 "사실 마일리지 때문에 적립을 위해 이용해왔다"며 "지금까지 쌓은 건 마일리지 이용 가능한 외항사에서 사용하고 앞으로는 마일리지를 모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오너 일가에 맞서 합동 집회를 열 예정이다. 민주노총 산하 대한항공직원연대 지부와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오는 1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에서 오후 5시부터 집회를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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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갑질·불법 논란 '판박이'…시민들 "너무 실망스럽다"

기사등록 2018/07/13 13:53:0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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