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우려 속…한은, 올 3% 성장전망 유지할까?

기사등록 2018/07/10 06:00:00

금리는 1.50% 동결 유력…인상 시그널 내놓을지 관건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회의실에 열린 금통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8.04.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회의실에 열린 금통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8.04.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한국은행의 올 하반기 첫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12일 열린다. 이번 회의는 한·미 금리차가 0.5%p로 확대된 상황에서 열리는 첫 회의인데다, 올해 경제성장세를 가늠하는 수정경제전망이 발표되는 만큼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장 이달 금통위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앞으로의 금리인상 방향과 관련해 어떠한 시그널을 내놓을지 관건이다. 올 성장률 전망치에도 이목이 쏠린다. 미·중 무역갈등이 커진 가운데 수출 호조·고용 부진 등 각종 경제지표가 엇갈리고 있어 한은이 앞서 제시한 3.0%의 성장률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10일 금융권 안팎에서는 한은이 이달 1.50%의 금리를 동결하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월 한은이 발표한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3.0%로 제시됐다. 지난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이러한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지난달 이주열 한은 총재도 기자간담회에서 "4월 전망 수준에서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미·중 무역갈등이 다시 고조되면서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부정적인 기류는 강해졌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양국 갈등이 확대되면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 있고, 장기화되면 내수 침체까지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금리동결 전망이 높게 나오는 이유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주요국 수출 의존도는 올해 기준 중국 26.4%, 미국 11.2%로 미·중이 전체의 38% 가량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결국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되면 국내 수출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우려감이 확산되면 기업 투자를 위축시키고 가계 지갑을 닫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실제 투자와 소비는 부진한 모습이다.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5월 설비투자는 전월대비 3.2% 감소해 석달째 하락세를 이어갔고, 소매판매도 전월대비 1.0% 줄어 2개월째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80)도 넉달 만에 하락 전환했고, 소비자심리지수(105.5)로 전월대비 2.4p 떨어져 1년2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악화된 고용 사정도 올해 3% 성장 전망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5월 취업자 증가폭은 7만2000명으로 지난 2010년 1월 이후 8년 4개월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내려 앉았다. 각종 경기지표의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한은이 3%대의 성장 전망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관측이 늘었다.
 
이미 대다수 국내 연구기관은 올 성장률 전망치를 한은보다 낮게 보고 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9%로 전망하고 현대경제연구원(2.8%), 한국경제연구원(2.8%) 등 2% 후반대로 제시하고 있다.

결국 한은이 각종 경제지표를 어떻게 해석할지 여부가 전망치 조정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되고 국내 설비투자·소비 감소, 고용부진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분석되면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금리인상 시기도 8월에서 3분기 이후(10월,11월)나 내년 초로 밀릴 수 밖에 없다. 이 총재가 금리인상 전제 조건으로 내건 '기조적 경기 회복세'가 완벽하게 갖춰졌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하향 조정이 이뤄지더라도 0.1%p 정도의 소폭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리딩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 한은이 금리인상 신호를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 국내외 경기와 금융시장내 불확실성 리스크를 감안하면 금리인상 시점이 4분기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대로 3.0% 성장 전망이 유지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미·중 무역갈등 우려가 커지긴 했지만 우리 경제가 하강 국면에 들어선 것은 아니라는 해석에서다. 만약 3%대 전망치가 유지되면 사실상 시장에서는 '금리인상 신호탄'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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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우려 속…한은, 올 3% 성장전망 유지할까?

기사등록 2018/07/10 06: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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