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文대통령 '신베를린 선언' 1년…'4대 제안' 모두 실현

기사등록 2018/07/06 16:15:09

靑 "남북·북미 회담은 베를린 선언 현실화된 것…풍성한 결실 노력 지속"

북한 ICBM 발사 직후 발표된 한반도 평화 구상…우려 딛고 진척 성과

평창올림픽 공동 참가·이산가족 상봉·상호 불가침·남북대화 재개 이뤄져

北비핵화 후속조치 관건…올가을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 개최 예정

【베를린(독일)=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 정착을 향한 '신(新) 베를린 선언'을 발표한 지 6일 1년을 맞이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6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한 계기로 베를린 쾨르버 재단 연설을 통해 한반도 평화 구상을 밝혔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쾨르버 재단에서 연설을 하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자료사진) 2018.07.06. amin2@newsis.com
【베를린(독일)=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 정착을 향한 '신(新) 베를린 선언'을 발표한 지 6일 1년을 맞이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6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한 계기로 베를린 쾨르버 재단 연설을 통해 한반도 평화 구상을 밝혔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쾨르버 재단에서 연설을 하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자료사진) 2018.07.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장윤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 정착을 향한 '신(新) 베를린 선언'을 발표한 지 6일 1년을 맞이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6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독일에서 베를린 쾨르버 재단 연설을 통해 한반도 평화 구상을 밝혔다. 신베를린 선언은 당시 부정적 전망과 우려를 딛고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신베를린 선언 1주년과 관련해 "지난해 이맘때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날았고 금방이라도 전쟁이 터질 듯했던 시절이었다. 그때 문 대통령이 대담한 상상력을 펼쳤다. 한반도 평화의 계기를 마련했다"면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은 베를린 구상이 현실화 된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도 베를린 구상이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더 땀을 흘리겠다"고 논평했다.

  문 대통령의 신베를린 선언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와 북미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에 나와 큰 기대를 받지 못했었다. 2000년 3월9일 유럽 순방 중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독일에서 밝힌 '베를린 선언'은 한반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발표됐고, 곧바로 북한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그해 6월 제1차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신베를린 선언 이틀 전인 지난해 7월4일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4형'을 발사하며 도발 수위를 높였다. 당시 문 대통령은 "북한이 한미 정상이 합의한 평화적 한반도 비핵화 방식에 호응하지 않고 레드라인(red line·금지선)을 넘어설 경우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지 알 수 없다"고 강경하게 경고했다.

   북한의 도발 직후 이뤄진 신베를린 선언은 엄중한 분위기 속에서도 한반도 평화 정착을 향한 다양한 구상을 담았다. ▲한반도 평화추구(북한 붕괴 불원, 흡수통일 불추진, 인위적 통일 불추구) ▲한반도 비핵화 추구(완전한 북핵 폐기, 평화체제 구축, 북한의 안보경제 우려 해소, 북미 관계 개선)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남북 합의 법제화를 통한 평화의 제도화,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 병행 추진) ▲한반도 신경제구상 추진(북핵문제 진전 및 여건 조성 시 공동번영의 경제공동체 형성) ▲비정치적 교류협력 지속(이산가족 문제 해결, 재해 공동대응, 민간지역 간 교류 지원, 북한인권 개선 노력, 인도적 협력 확대) 등 다섯 가지다.

   이 다섯 가지 구상 가운데 신경제구상을 제외한 분야는 대부분 실현됐다. 지난 4월과 5월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양측은 무력 사용 금지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 판문점 선언과 남북 정상 합의 결과는 지난달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져 신베를린 구상이 발전하는 성과를 얻었다.

   비정치적 교류협력 지속 의제의 경우 현재 평양에서 열리고 있는 남북 통일농구경기를 비롯해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태권도시범단 상호 방문 등으로 실현됐다.

   한반도 신경제구상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기조 내에서 추진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 테두리 안에서 가능한 단계부터 남북 경제협력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남북은 이달 또는 다음 달 이내에 철도·도로 관련 남북 공동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동해선·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현대화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청와대는 이날 참고자료를 내며 남북 경제협력 관련 "현 상황에서 추진 가능한 사안은 남북 간 협의를 통해 진행할 것"이라며 "대북제재와 관련된 사업들은 우선 공동조사와 연구 등 여건 조성을 위한 협력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연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기점으로 대화 국면에 돌입했다. 북한의 전략적 필요성에 의해 국면 전환을 모색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우리 정부가 맞대응보다는 신베를린 선언에 기반한 평화 안착 노력으로 북한의 변화를 이끌었다는 시각도 우세하다.

   한편 문 대통령이 신베를린 선언을 실천하기 위해 밝힌 '4대 제안'이 모두 현실화된 점은 큰 성과다. 문 대통령은 쾨르버 재단 연설에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이산가족 상봉 ▲군사분계선에서 남북 적대행위 중단 ▲남북대화 재개 촉구 등 4대 제안을 밝혔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을 참가시켜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겠다는 문 대통령 구상은 그대로 구현됐다. 평창올림픽 개회식 참석차 방남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면서 우리 정부의 대북 특별사절단 파견, 남북 정상회담 개최 등으로 이어졌다.
【판문점=뉴시스】전신 기자 = 4월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남북공동선언인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2018.04.27  photo1006@newsis.com
【판문점=뉴시스】전신 기자 = 4월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남북공동선언인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2018.04.27  [email protected]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다음달 20~26일 금강산 면회소에서 열린다. 지난 3일 남북은 8·15 광복절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 준비를 위해 판문점에서 이산가족 생사확인 의뢰서를 교환했다. 우리 측은 250명, 북측은 200명의 명단이 담긴 의뢰서를 교환했다. 남북은 오는 25일까지 생사확인서류 등을 주고받을 예정이다. 이후 최종 상봉 대상자 각각 100명씩을 선정해 다음달 4일 최종 명단을 교환하는 것으로 상봉 준비를 마무리한다.

   적대행위 상호 중단은 지난 4월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사안으로 지난 5월1일 군사분계선 확성기가 철거되고 전단 살포도 중지됐다. 남북은 군사당국자회담을 통해 추가 긴장 완화 방안을 협의해 가기로 했다.

   남북대화 재개 의제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두 차례 가졌다. 남북 고위급회담, 실무회담도 꾸준히 열리고 있다. 판문점 선언에서 문 대통령은 올가을 평양을 방문해 후속 남북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오는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모두 초대한 만큼 러시아에서의 남북 정상 회동 가능성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신베를린 선언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지만 이같은 흐름을 더욱 발전적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숙제 또한 남아있다. 신베를린 선언 1년인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 장관이 북미 정상회담 후속조치 협상을 위해 북한을 방문한 가운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행, 북한의 국제사회 대화 노력 및 인권 문제 해결 등도 남은 과제로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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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8/07/06 16:15:0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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