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선언에 "꼰대 정치 뒤엎으러 나왔다"
벽보 다수 훼손되고 "개시건방진” 공격도
전통의 진보정당 정의당 보다 많은 득표
최근 성평등 요구 목소리 분출 추세 반영
여성들 절박한 의제 직접·구체적으로 거론
"성차별적인 사람들 표 안 받겠다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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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박민기 수습기자 =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표방한 녹색당의 신지예 후보가 6·13 지방선거에서 4위를 기록하며 이변을 일으켰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따르면 13일 치러진 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신 후보의 득표율은 1.7%(8만2874표)로 집계됐다. 순위로 따지면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19.6%)에 이어 4위로 원내정당이자 전통의 진보정당인 정의당 김종민 후보(1.6%)를 앞섰다.
신 후보의 유의미한 득표율은 최근 성평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김지영 건국대학교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정치인 대부분은 표를 의식해서 두루두루 많은 사람을 넓게 포용하려 한다"며 "페미니스트를 표방한 것은 성차별적이고 통념적인 세계관을 가진 사람의 표는 가져가지 않겠다는 명확한 의지를 보여준, 용기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선거 직전 불법촬영(몰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성(性)차별 편파 수사를 규탄하는 여성들의 대규모 집회가 잇따랐다. 선거 나흘 전인 9일 집회에는 경찰 추산 1만2000명(주최측 추산 3만명)이 참가해 혜화역 2번 출구에서 이화로터리까지 4차선 도로를 가득 메웠다.
참가자를 '생물학적 여성'으로 제한한 집회에 1만명 이상의 대규모 인원이 참여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지난달 19일 1차 집회 당시 경찰은 참가 인원을 약 500명 정도로 추산했지만 실제론 8000명(주최측 추산 1만명) 이상이 몰렸다.
집회에서 나온 구호는 '남녀평등'과 같은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지 않았다. 남성의 성기를 언급하는 '무X유죄 유X무죄'라는 피켓이 등장했다. '무죄추정 남(男)가해자, 무고추정 여(女)피해자', '나의 일상은 너의 포르노가 아니다' 등 이제까지 억압된 분노를 폭발하는 목소리를 담은 피켓들이 물결을 이뤘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따르면 13일 치러진 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신 후보의 득표율은 1.7%(8만2874표)로 집계됐다. 순위로 따지면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19.6%)에 이어 4위로 원내정당이자 전통의 진보정당인 정의당 김종민 후보(1.6%)를 앞섰다.
신 후보의 유의미한 득표율은 최근 성평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김지영 건국대학교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정치인 대부분은 표를 의식해서 두루두루 많은 사람을 넓게 포용하려 한다"며 "페미니스트를 표방한 것은 성차별적이고 통념적인 세계관을 가진 사람의 표는 가져가지 않겠다는 명확한 의지를 보여준, 용기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선거 직전 불법촬영(몰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성(性)차별 편파 수사를 규탄하는 여성들의 대규모 집회가 잇따랐다. 선거 나흘 전인 9일 집회에는 경찰 추산 1만2000명(주최측 추산 3만명)이 참가해 혜화역 2번 출구에서 이화로터리까지 4차선 도로를 가득 메웠다.
참가자를 '생물학적 여성'으로 제한한 집회에 1만명 이상의 대규모 인원이 참여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지난달 19일 1차 집회 당시 경찰은 참가 인원을 약 500명 정도로 추산했지만 실제론 8000명(주최측 추산 1만명) 이상이 몰렸다.
집회에서 나온 구호는 '남녀평등'과 같은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지 않았다. 남성의 성기를 언급하는 '무X유죄 유X무죄'라는 피켓이 등장했다. '무죄추정 남(男)가해자, 무고추정 여(女)피해자', '나의 일상은 너의 포르노가 아니다' 등 이제까지 억압된 분노를 폭발하는 목소리를 담은 피켓들이 물결을 이뤘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불법 촬영 편파 수사 규탄 시위 2차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성차별 중단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 같은 분위기에서 신 후보는 기존 정치인과 결이 다른 발언을 내놓으며 화제가 됐다. 신 후보가 속한 녹색당은 '여성이 주체가 되는 정당'을 당의 정체성으로 제시하고 있다.
앞서 '여성을 위한 정치'를 내세웠던 기성 정치인들의 정책 방향은 주로 육아와 일·가정 양립에 초점을 뒀다. 반면 신 후보는 불법 촬영물과 낙태죄 등 여성의 기본권을 위협하는 예민한 의제들을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1990년생인 신 후보는 전통적인 성별 구도에서 가부장의 위치를 누려온 남성들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신 후보는 출마선언문에서 "저는 무엇보다 '자기 밥상 한 번 안 차려본 당신의 꼰대 정치를 뒤엎으러 나왔다' 이렇게 똑바로 이야기할 바로 그 여자"라고 밝혔다.
또 서울시민께 드리는 편지를 통해 "무엇보다 남성중심적 정치와 타협하지 않는 페미니스트의 정치가 어떤 정치적 가능성을 갖는지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남성 중심적인 정치 구도와 대립각을 세운 발언에 신 후보의 선거 벽보가 훼손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한 유명 남성 변호사는 "아주 더러운 사진" "개시건방진” “나도 찢어버리고 싶은 벽보"라고 적나라한 표현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앞서 '여성을 위한 정치'를 내세웠던 기성 정치인들의 정책 방향은 주로 육아와 일·가정 양립에 초점을 뒀다. 반면 신 후보는 불법 촬영물과 낙태죄 등 여성의 기본권을 위협하는 예민한 의제들을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1990년생인 신 후보는 전통적인 성별 구도에서 가부장의 위치를 누려온 남성들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신 후보는 출마선언문에서 "저는 무엇보다 '자기 밥상 한 번 안 차려본 당신의 꼰대 정치를 뒤엎으러 나왔다' 이렇게 똑바로 이야기할 바로 그 여자"라고 밝혔다.
또 서울시민께 드리는 편지를 통해 "무엇보다 남성중심적 정치와 타협하지 않는 페미니스트의 정치가 어떤 정치적 가능성을 갖는지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남성 중심적인 정치 구도와 대립각을 세운 발언에 신 후보의 선거 벽보가 훼손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한 유명 남성 변호사는 "아주 더러운 사진" "개시건방진” “나도 찢어버리고 싶은 벽보"라고 적나라한 표현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 서울시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6ㆍ13 전국동시지방선거 소수정당 소속 서울시장 후보 KBS 초청 TV토론회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진행된 가운데 신지예 녹색당 후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06.04. (국회사진기자단) [email protected]
반면 여성이 직면한 사회 문제에 집중한 신 후보를 향해 같은 또래인 20, 30대를 중심으로 상당수 여성들은 적극적인 호응과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아직 투표권이 없는 10대 지지자들도 목소리를 냈다. 이러한 온라인상 움직임은 현실에 그대로 반영됐다.
신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재까지 후원금이 6636만5700원이 들어왔다. 여러분의 후원과 지지로 녹색당에서 페미니스트 서울시장 후보가 나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나영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페미니즘은 성 평등 가치 안에서 소수자 등 다양한 사람을 차별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신 후보의 순위는) 나를 온전히 대변해줄 수 있는 가치를 내세운 후보가 나타났다고 느낀 시민들의 열망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email protected]
신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재까지 후원금이 6636만5700원이 들어왔다. 여러분의 후원과 지지로 녹색당에서 페미니스트 서울시장 후보가 나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나영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페미니즘은 성 평등 가치 안에서 소수자 등 다양한 사람을 차별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신 후보의 순위는) 나를 온전히 대변해줄 수 있는 가치를 내세운 후보가 나타났다고 느낀 시민들의 열망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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