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입에서 나올 말이 美 대통령 입에서 나와"
"피로 맺은 한미동맹 이런거였나…트럼프에 실망"
"합의문에 CVID는 없고 北·中이 말한 '한반도 비핵화'만"
【서울=뉴시스】이근홍 기자 =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미연합훈련과 주한미군 관련 발언을 한 데 대해 "미국 대통령의 왜곡된 인식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 공동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미연합훈련 중단, 주한미군 철수에 결단코 반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늘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고,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는 말을 했다"며 "한미연합훈련과 주한미군을 오로지 비용 즉 돈의 문제로만 보는 인식도 다시 한 번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유 공동대표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이 '도발적'(Provocative)이라고 규정했다"며 "한미연합훈련이 '도발적'이라는 말은 김정은의 말인데 이 기막힌 말이 미국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다는 게 저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유 공동대표는 "피로 맺은 한미동맹이 겨우 이런 것이었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말 실망했다"며 "저는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인들의 진심을 알고 싶다. 그리고 지금 싱가포르 회담을 찬양하기에 급급한 대한민국 대통령은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진심을 알고 싶다"고 촉구했다.
그는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에 대한 미국 대통령의 황당한 얘기를 들으면서 내 나라는 내 손으로 지켜야 한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진다"며 "우리 대한민국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우리 모두 정신을 차리고 우리 운명을 우리가 결정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유 공동대표는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그렇게 강조해오던 싱가포르 회담의 유일한 목표였던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라는 문구는 사라지고 북한과 중국이 말하던 '한반도 비핵화'라는 문구만 있었다"며 "CVID를 언제까지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는 한마디도 없고 한미동맹을 뿌리째 흔드는 발언이 미국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초 저는 남북 정상회담,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북핵 문제가 평화적으로 완전히 해결되길 기대하면서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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