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장, 카펠라 호텔 또는 센토사섬 다른 호텔 유력"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열흘남짓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싱가포르 정부가 까다롭기 짝이 없는 회담 준비에 고심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 스트레이츠타임스(ST)가 3일 보도했다.
ST는 이번 회담을 준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로 회담 장소 문제를 꼽았다. 회담이 열리는 방을 고를 때에도 문이 여러개 있는지 여부가 매우 중요한 선택 요소라는 것이다. 문이 하나 뿐일 경우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중 누군가 먼저 들어가 기다려야 하는데,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선 서로 다른 문으로 두 정상이 동시에 입장할 수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두 정상이 어떻게 회담장에 입장하는가 하는 문제는 북미 양국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정부 관계자들이 풀어야할 수많은 숙제 중 극히 일부일 뿐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동등한 위치에서 회담을 갖는다는 인상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두 사람이 탄 전용기가 비행장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비교되는 것이 불가피한데, 이를 피하기 위해 김정은 경우 도착장면이 언론에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각각 다른 호텔에 투숙하고, 제3의 장소인 회담장으로 이동하는 이유도 어느 한쪽이 마치 회의를 주재하는 듯한 이미지를 만들어내지 않기 위해서라고 ST는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는 샹그릴라 호텔, 김정은은 풀러튼 호텔에 묶고 정상회담은 카펠라 호텔 또는 센토사 섬 내 또다른 호텔에서 열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옹켕용 전 아세아 사무총장은 3일 선데이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주최국(호스트 국가)으로서 싱가포르의 역할은 정상회담을 위해 평화롭고 안전하며 도움이 되는 분위기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측이 요구하는 것들을 능력 내에서 제공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옹 전 사무총장은 "(북미정상회담 준비는) 복잡한 작전"이라며 "준비를 맡은 우리 관리들에게 경의를 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ST에 따르면, 싱가포르 외무부 뿐만 아니라 내무부, 국방부, 교통부, 통신정보부 등 전 국가부처가 이번 회담을 위해 총동원되고 있다.
S 라자라트남 국제학대학원의 그레이엄 옹-웹 교수는 "의전(프로토콜)이 정상회담을 만들어낼 수도, 결렬 시킬 수도 있다"며 중요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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