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역할, 소수 신뢰기관에서 다수 금융이용자로 이동
"개인정보 등 기존 제약으로 해외 대비 발전 더뎌"
"금융-블록체인 스타트업, 상호협업 가교역할해야"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금융산업 블록체인 기술 활용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요소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메디치 효과'를 일으키는 가교가 될 것을 약속했다.
유 수석부원장은 31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뉴시스 2018금융포럼 '블록체인과 금융의 미래'에서 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시스템에 본격 정착되면 은행·증권회사, 생명보험업계 등에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유 수석부원장은 "중개기관이 없는 비즈니스를 추구하는 블록체인 기술은 미래를 바꿀 혁신 기술로 손꼽히며 인터넷에 버금가는 변혁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이 기술이 금융시스템에 정착되면 금융거래 안정성 등을 검증하고 보증하는 역할이 은행 등 소수 신뢰기관에서 다수 금융이용자에게 이동해 금융시스템의 근본적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운을 띄웠다.
하지만 해외에 비해 국내 금융권의 블록체인 기술활용이 더디다는 점을 지적했다.
유 수석부원장은 "R3CEV 등 글로벌 컨소시엄이 구성돼 블록체인 기술이 국제 표준화를 선도하고 있으며 USB, 몬트리올은행 등 글로벌 금융사와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ICT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도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은행·증권회사 등이 공인인증서를 대체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공동 고객인증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생명보험업계도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한 보험금 자동지급 서비스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블록체인 기술과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까지 우리 금융산업 블록체인 기술 활용은 개인정보 등 기존 법규상 제약요인으로 해외에 비해 다소 더딘 것으로 평가된다"고 우려했다.
이에 금감원은 향후 혁신적인 금융서비스 출현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요소를 발굴·개선되도록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유 수석부원장은 "신 기술은 발전속도와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워 지난 1월에는 블록체인연구반을 신설하고 블록체인 기술도입 사례와 해외 감독 동향 등을 조사·분석하고 있다"면서도 "기술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 요소를 발굴해 비조치의견서, 법규 개정 건의 등을 통해 합리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르네상스 시대에 메디치 가문이 과학자와 예술가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교류를 지원하는데서 나온 '메디치 효과'를 인용하며 협업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금융회사와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 간에 상호협업이 '메디치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도록 블록체인 외부자문단, 금융권 블록체인 추진 간담회 등을 통해 가교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블록체인 기술과 금융에 대해 중장기 비전과 전략을 다한다면 국내 금융산업이 세계 속에 우뚝 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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