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배고프지 않다"…중동국 지원 라마단 음식 거부

기사등록 2018/05/21 16:27:40

사우디·UAE·바레인의 '이프타르' 거절...친이스라엘 행보에 반발

【암만(요르단)=뉴시스】 채정병 기자 =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주재 美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에 분노한 요르단 시민들이 시위 전 '라마단 카림(관대한 라마단)'이라고 쓰여진 현수막 아래서 라마단 첫 주 금요기도회를 하고 있다.  2018.05.18chae0191@newsis.com
【암만(요르단)=뉴시스】 채정병 기자 =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주재 美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에 분노한 요르단 시민들이 시위 전 '라마단 카림(관대한 라마단)'이라고 쓰여진 현수막 아래서 라마단 첫 주 금요기도회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예루살렘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다른 중동 국가들이 라마단(이슬람교의 금식 성월)을 맞아 지원하는 음식을 받지 말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 등 친미 성향의 중동 국가들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문제를 놓고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는 데 항의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20일(현지시간) 미들이스트모니터(MEM) 등에 따르면 예루살렘에서 활동하는 팔레스타인 운동가들이 사우디,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제공하는 라마단 음식을 거부하자고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캠페인에 '우리는 배고프지 않다'(We are not hungry)라는 명칭을 붙여 소셜미디어상으로도 홍보하고 있다.

 올해 라마단은 이달 15일부터 6월 14일까지이다. 무슬림들은 이 기간에는 해가 뜬 뒤부터 일몰까지 단식해야 한다.

 UAE 등은 매해 라마단 기간 예루살렘에 위치한 알 아크사 모스크에 '이프타르'(라마단 기간 무슬림들이 일몰 뒤 하루 동안의 단식을 마치고 먹는 첫 식사)를 제공해 왔다.

 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이들이 이스라엘과 어울리며 팔레스타인 문제에 눈을 감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프타르를 거부하고 나섰다.

 중동 국가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서 전통적으로 이스라엘을 배척하며 같은 이슬람권인 팔레스타인을 지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사우디, UAE, 바레인 등이 이스라엘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사우디의 최고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달 이스라엘의 영토 보유 권리를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3월 미국 주재 UAE, 바레인 대사들과 만났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이 작년 12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고 이달 14일 예루살렘으로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 이전을 강행하면서 이-팔 갈등은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예루살렘 동부와 요르단 강 서안 지구를 점령한 뒤 예루살렘 전체를 자신들의 수도라고 천명했다. 팔레스타인은 예루살렘 동부를 자신들의 미래 수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팔레스타인 "배고프지 않다"…중동국 지원 라마단 음식 거부

기사등록 2018/05/21 16:27:40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