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38주년 기념식 찾는 뜻깊은 이방인 손님들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오는 18일 열릴 제38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5·18 과 뜻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외국인들이 참석한다.  
 
 이들 각자의 사연은 다르지만 5·18의 진실 앞에서는 다함께 뜻을 같이 하고 있다.

 16일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이번 기념식에는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 씨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고(故) 찰스 베츠 헌틀리 목사의 부인 마사 헌틀리, 고(故) 아놀드 피터슨 목사의 부인 바바라 피터슨, 2018 광주인권상 수상자 난다나 마나퉁가 신부가 참석한다.
 
 힌츠페터 씨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독일 제1공영방송 기자로 광주의 참상을 영상에 담아 5·18의 실상을 전세계에 알렸다. 그는 택시기사 김사복씨의 안내로 계엄군에 봉쇄된 광주 시내를 오가며 광주의 실상을 취재했다.

 힌츠페터 씨와 김사복 씨의 일화는 영화 '택시운전사' 를 통해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힌츠페터 씨는 2016년 1월 타개했다. 그는 생전에 '죽으면 광주에 묻어달라'는 뜻을 가족들에게 수차례 밝혔다. 그의 유지를 받들어 같은 해 5월에 고인의 머리카락·손톱 등 유품이 광주 망월동 옛 5·18 묘역에 안치됐다.
 
 힌츠페터 씨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여사는 지난 15일 서울 용산의 한 영화관에서 열린 영화 '5·18 힌츠페터 스토리' 의 시사회에 참석, 고 김사복 씨의 아들 김승필 씨와 만나 반가운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이들은 오는 18일에 거행되는 5·18 민주화운동 38주년 기념식에서도 재회한다.

 힌츠페터 씨의 인터뷰에 응해 5월 광주의 참상을 세계에 알린 고 찰스 헌틀리(한국명 허철선) 목사의 부인도 기념식에 참석한다.
 
 헌틀리 목사는 1980년 5월 광주기독병원 원목실장으로 재직하며 부인과 함께 선교활동을 했다. 5·18 당시 헌틀리 부부는 '대피 하라'는 미국 정부의 권고를 거부하고, 계엄군의 공격을 피해 찾아온 사람들을 피신시키고 부상자와 그 가족들을 지속적으로 도왔다.

 또 광주의 거리와 예수병원에서 사망자·부상자 사진을 촬영했다. 5·18의 참상이 담긴 사진들은 헌틀리 부부에 의해 사택 지하 암실에서 인화됐다. 현상된 사진은 지인들을 통해 미국과 독일 등지로 보내져 광주의 진실을 알렸다.

 부상자에게서 나온 계엄군 실탄과 X-레이 필름을 챙겨놓은 뒤 훗날 주한 미국대사관에 전하기도 했다.

 헌틀리 목사의 부인 마사 헌틀리 여사도 전투기 폭격 계획을 증언, 5·18 진상 규명에 일조하기도 했다.

 헌틀리 목사는 지난 6월26일 미국에서 타계했다. 헌틀리 목사 유족은 '광주에 묻어달라'는 고인의 유언에 따라 유골 일부를 가져와 오는 17일 광주 남구 양림동 선교사 묘역에 안장한다.

 특히 마사 헌틀리 여사는 이번 기념식에서 직접 무대 연단에 올라 남편과 대한민국 국민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직접 발표한다.

 헌틀리 부부와 함께 5월 광주를 지켰던 고 아놀드 피터슨(한국명 배태선) 목사의 부인 바바라 피터슨 여사도 기념식장을 찾는다.

 아놀드 피터슨 목사는 1973년부터 가족과 함께 광주에서 선교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나자 본국인 미국으로 피신하지 않고 가족들과 광주시민 곁에 남았다.

 역사학 교수였던 그는 학자이자 제3자인 외국인의 시각으로 5·18 민주화운동을 기록했다. 특히 학살현장과 헬기사격을 사진과 함께 증언하는 내용의 회고록을 출간하기도 했다. 피터슨 목사는 2015년 작고했다.
  
 5월 광주정신을 계승해 만들어진 2018 광주인권상 수상자 난다나 마나퉁가 신부도 기념식에 참석해 자리를 빛낸다.

 신부이자 인권활동가인 그는 스리랑카에서 자행된 국가폭력의 희생자와 함께 싸운 공로로 2018 광주인권상 수상자에 선정됐다.

 5·18 민주화운동 38주년 기념식은 오는 18일 오전 10시 광주 북구 운정동 5·18 국립 민주묘지에서 '오월광주, 정의를 세우다'를 주제로 50여분 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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