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첫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 출판기념 기자간담회

【서울=뉴시스】강지은 기자 =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는 14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23~25일 진행할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에 외신을 초청한 것과 관련 "사람의 시야에서 착각을 일으킬 수 있는데 능한 사람"이라며 사실상 '쇼맨십'임을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그의 첫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태영호 증언' 출판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정은의 쇼맨십은 아버지(김정일)와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한의 체제 안정 보장을 근거로 제시하며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라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음은 태 전 공사와의 일문일답.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가능하다고 보나.
"우선 이번 핵폐기 과정에 들어서면서 김정은이 정확한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김정은은 북한 체제 안정이 보장되면 핵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체제 안정 보장이다. 김정은이 말하는 것은 바로 북한 권력의 실체인 세습 통치 구조 보장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비핵화를 하려고 하나. CVID를 기초해서 하려고 한다. 이것은 강제 사찰, 무작위 접근이다. 이걸 해야 핵폐기를 할 수 있다. 김정은을 절대화하는 상황에서 외부 세력이 들어가서 의심되는 곳을 살핀다는 것은 곧 북한 권력의 가장 큰 핵심 근간인 수령 절대 구조를 핵폐기 과정을 통해서 허물겠다는 것이다. 결국 김정은이 체제 안정 보장을 전제로 하겠다는 것은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CVID가 아니다. 이것은 명백하다. 김정은이 말하는 단계적, 동시적이라는 것은 김정은 체제 붕괴를 반대하고, 체제와 권력 구조를 더 보강하는 과정의 CVID다. 이를 우리가 생각하는 진정한 핵폐기, 완전한 CVID로 볼 수 있겠느냐. 저는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물론 (북미 정상회담이) 한 달 정도 남았는데 제가 미리 섣불리 예단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완전한 CVID가 아니라 SVID(충분한 비핵화), 핵감소에 가까운 방향으로 가지 않겠느냐 생각한다. 결론은 완전한 핵폐기 아니라 비핵화로 포장된 핵보유국이 아닌가 예단하고 싶다."
-비핵화에 대한 주변국의 인식은.
"2006년 북한이 첫 핵실험 했을 때 이미 북한과 중국 사이에 조선반도 비핵화 개념을 놓고 대논쟁이 벌어졌다. 중국 외교부장 리조성과 북한 외무차관 강석주다. 당시 중국은 '김일성 주석께서 조선반도 비핵화라는 아주 훌륭한 방침 제시했다. 그런데 북한이 핵실험을 함으로써 김일성 주석의 위대한 비핵화 방침을 조선 동지들이 어겼다' 이렇게 얘기했다. 그랬더니 강석주가 '지금까지 김일성 주석의 비핵화 개념도 몰랐냐. 조선반도 비핵화 개념은 명백하다. 한반도에서 모든 핵무기 철수다. 또 미국이 북한과 한반도에 핵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핵 불사용 담보다'라고 했다. 그런데 미국의 핵 기조에는 그 어떤 특정 지역이나 국가에 대해서 핵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두지 않았다. 그래서 북한은 이것을 위해서 우리에게 핵무기가 필요하고 핵 개발을 계속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이미 2006년에 북한과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개념에 대해 정리했다. 그렇기 때문에 판문점 선언을 보면 '북한이 한반도의 비핵화에 대해 노력한다' 이게 아니다. '남과 북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라고 돼 있다. 그럼 북한으로서 할 것은 당연히 핵무기 폐기다. 그러나 한국으로서 할 일은 미국으로부터 핵 불사용 담보 받아내서 남과 북이 같이 비핵화 가자는 거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한반도 비핵화가 북핵 폐기냐, 같은 개념이냐고 하는데 이건 전혀 다른 개념이다."
-북한의 핵이 김 위원장에 손에 있는 이상 그 핵은 어떤 의미인가.
"김정은이 핵을 어떻게 규정했는지 팩트 자료를 가지고 말하겠다. 4월27일 남북 정상회담을 했다. 그리고 회담을 앞두고 4월20일 북한은 당전원회의를 했다.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핵에 대한 정의를 했다. '평화 수호의 강력한 보검, 우리 후손들이 세상에서 가장 존엄 높고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확고한 담보'. 결국 어떤 일에서도 이걸(핵) 내려놓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 내려놓을 것 같으면 당전원회의에서 이렇게 얘기했겠냐."
-핵실험장 폐쇄 관련 김 위원장의 외신 초대는 쇼맨십인가. 김정일과 다른가.
"당연히 김정은은 김정일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이 맞다. 김정은이 자리에 오르면서 핵 개발이 빨리 됐다. 김정은은 '이런 식으로 하다간 핵 전략 보유국 될 수 없다'고 했다. 김정은은 판단력과 집중력이 좋다. 짧은 5년 동안 고대한 발전을 이룩했다고 볼 수 있다. 김정은은 아버지와 달리 쇼맨십이 다르다. 김정은은 아이 때부터 스위스에서 자라면서 자유민주주의에 상당히 숙련된 사람이다. 비록 폐쇄된 사회 속에서 살지만 김정은은 현실적인 정치를 편다고 본다. 아주 은밀하고 절제된 방법으로 나가고 있다.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외신을 초청한다는 것을 보면 사람의 시야에서 착각을 일으킬 수 있는 능한 사람이다. 4월27일 남북 정상회담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선 김정은을 악마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데 회담 한 번 하고 나서 신뢰도가 78% 올라갔다."
-외신 초청에서 일본을 뺀 의도는. 영국은 넣은 이유는.
"일본을 뺀 것은 북한은 항상 그랬다. 한국, 미국, 일본 등 적대국들과 함께 하기에는 힘에 부친다. 또 최근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 핵 당사자인 미국을 제외하고 CVID를 강하게 주장하는 나라는 없다. 그런데 일본의 아베 총리가 CVID 해야 한다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한테 계속 얘기한다. 북한은 CVID 넘기려고 하는데 아베 총리가 계속 북한을 자극했다. 그래서 이번에 언론 초청할 때 이게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영국을 넣은 것은 북한이 지금까지 영국을 어떻게 이용했나 봐야 된다. 매번 북미회담 때마다 미국은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항상 동맹국들의 동의를 받았다. 여기서 영국의 역할과 지지와 공감이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북한도 이런 점에서 영국을 대단히 중시하고 있다고 본다."
-김정은이 '개성식 경제모델'을 추구하는 근거는.
"개성공단에 대해 말하겠다. 언론에서는 '과연 북한이 중국, 베트남식 개혁개방으로 갈 것인가'라고 묻는다. 그런데 북한 체제를 받치고 있는 근간은 수령 무오류 원칙에 근거한 외부정보 접근 차단, 주민의 자유로운 이동 금지, 각종 정치조직생활 구조다. 이것이 북한이 70년 동안 무너지지 않는 이유다. 개성공단이 이 세 가지 근간에 딱 맞는다. 그래서 김정은은 이것이 앞으로 북한이 나아갈 길이라고 한다. 중국, 베트남식으로 가면 외부정보 접근과 자유로운 이동 등이 허용된다. 그래서 앞으로 김정은이 갈 길은 중국, 베트남식 개혁개방이 아니라 개성식 경제개혁(단절모델)일 것이다. 다만 개성공단은 지난 10년간 중단과 폐쇄 과정을 겪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대단히 불안정한 지역이다. 김정은이 개성식 경제개혁을 확대할 텐데 선뜻 투자할 사람이 있겠느냐. 따라서 북한은 선(先) 관광, 후(後) 경제특구 순으로 갈 것이다."
-북한에서 김정은의 친형 김정철은 어떻게 평가받고 있나. 암살 가능성은.
"김정철의 존재에 대해 북한 사람들은 모르고 있다. 아직도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북한은 유교적인 문화가 대단히 강하다. 만약 김정철이 김정은의 '동생'이었다면 당연히 역할을 보여줬을 거다. 그런데 형이 동생을 보좌한다? 이것은 그야말로 기존 유교 관념에서 맞지 않는 것이다. 순서로 보면 형이 먼저인데 왜 동생이 하느냐 이런 문제 때문에 앞으로 김정철의 존재는 북한에서 영원히 베일에 가려질 것이다. 다만 저는 김정철과 함께 다니면서 정치에 전혀 관심 없다는 것을 목격했다."
-3층 서기실은 누가 가며 그 규모는.
"여기에는 외교, 군대, 과학, 경제 등 각 분야에서 엘리트라고 하는 사람들은 다 들어가 있다. 그 사람이 누구냐. 이건 극비다. 일단 자신이 선출된다는 걸 모른다. 가족까지 다 들어가서 철저히 생활한다. 신분도 노출시킬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3층 서기실에 다가갔다고 해도 몇 명이 일하는지 모른다. 제가 만나본 사람은 5명 안팎이다."
-책을 집필하면서 소회는.
"제가 이 책을 쓸 때 남북관계는 화해무드였고, 남북 정상회담 과정을 보면서 책을 완성했다. 분단된 상황에서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 결국 대화하고 협력하고, 때로는 손도 잡아야 된다. 그러나 우리 기저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하느냐가 중요하다. 현 북한 시스템을 악마로 보느냐, 천사로 보느냐에 따라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이번 회담 한 번으로 그간의 생각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 결국에는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는 게 무슨 문제냐'는 의식이 만연하게 되면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핵 있는 북한과 평화 공존으로 가는 상황이 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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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전 공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그의 첫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태영호 증언' 출판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정은의 쇼맨십은 아버지(김정일)와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한의 체제 안정 보장을 근거로 제시하며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라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음은 태 전 공사와의 일문일답.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가능하다고 보나.
"우선 이번 핵폐기 과정에 들어서면서 김정은이 정확한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김정은은 북한 체제 안정이 보장되면 핵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체제 안정 보장이다. 김정은이 말하는 것은 바로 북한 권력의 실체인 세습 통치 구조 보장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비핵화를 하려고 하나. CVID를 기초해서 하려고 한다. 이것은 강제 사찰, 무작위 접근이다. 이걸 해야 핵폐기를 할 수 있다. 김정은을 절대화하는 상황에서 외부 세력이 들어가서 의심되는 곳을 살핀다는 것은 곧 북한 권력의 가장 큰 핵심 근간인 수령 절대 구조를 핵폐기 과정을 통해서 허물겠다는 것이다. 결국 김정은이 체제 안정 보장을 전제로 하겠다는 것은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CVID가 아니다. 이것은 명백하다. 김정은이 말하는 단계적, 동시적이라는 것은 김정은 체제 붕괴를 반대하고, 체제와 권력 구조를 더 보강하는 과정의 CVID다. 이를 우리가 생각하는 진정한 핵폐기, 완전한 CVID로 볼 수 있겠느냐. 저는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물론 (북미 정상회담이) 한 달 정도 남았는데 제가 미리 섣불리 예단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완전한 CVID가 아니라 SVID(충분한 비핵화), 핵감소에 가까운 방향으로 가지 않겠느냐 생각한다. 결론은 완전한 핵폐기 아니라 비핵화로 포장된 핵보유국이 아닌가 예단하고 싶다."
-비핵화에 대한 주변국의 인식은.
"2006년 북한이 첫 핵실험 했을 때 이미 북한과 중국 사이에 조선반도 비핵화 개념을 놓고 대논쟁이 벌어졌다. 중국 외교부장 리조성과 북한 외무차관 강석주다. 당시 중국은 '김일성 주석께서 조선반도 비핵화라는 아주 훌륭한 방침 제시했다. 그런데 북한이 핵실험을 함으로써 김일성 주석의 위대한 비핵화 방침을 조선 동지들이 어겼다' 이렇게 얘기했다. 그랬더니 강석주가 '지금까지 김일성 주석의 비핵화 개념도 몰랐냐. 조선반도 비핵화 개념은 명백하다. 한반도에서 모든 핵무기 철수다. 또 미국이 북한과 한반도에 핵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핵 불사용 담보다'라고 했다. 그런데 미국의 핵 기조에는 그 어떤 특정 지역이나 국가에 대해서 핵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두지 않았다. 그래서 북한은 이것을 위해서 우리에게 핵무기가 필요하고 핵 개발을 계속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이미 2006년에 북한과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개념에 대해 정리했다. 그렇기 때문에 판문점 선언을 보면 '북한이 한반도의 비핵화에 대해 노력한다' 이게 아니다. '남과 북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라고 돼 있다. 그럼 북한으로서 할 것은 당연히 핵무기 폐기다. 그러나 한국으로서 할 일은 미국으로부터 핵 불사용 담보 받아내서 남과 북이 같이 비핵화 가자는 거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한반도 비핵화가 북핵 폐기냐, 같은 개념이냐고 하는데 이건 전혀 다른 개념이다."
-북한의 핵이 김 위원장에 손에 있는 이상 그 핵은 어떤 의미인가.
"김정은이 핵을 어떻게 규정했는지 팩트 자료를 가지고 말하겠다. 4월27일 남북 정상회담을 했다. 그리고 회담을 앞두고 4월20일 북한은 당전원회의를 했다.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핵에 대한 정의를 했다. '평화 수호의 강력한 보검, 우리 후손들이 세상에서 가장 존엄 높고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확고한 담보'. 결국 어떤 일에서도 이걸(핵) 내려놓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 내려놓을 것 같으면 당전원회의에서 이렇게 얘기했겠냐."
-핵실험장 폐쇄 관련 김 위원장의 외신 초대는 쇼맨십인가. 김정일과 다른가.
"당연히 김정은은 김정일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이 맞다. 김정은이 자리에 오르면서 핵 개발이 빨리 됐다. 김정은은 '이런 식으로 하다간 핵 전략 보유국 될 수 없다'고 했다. 김정은은 판단력과 집중력이 좋다. 짧은 5년 동안 고대한 발전을 이룩했다고 볼 수 있다. 김정은은 아버지와 달리 쇼맨십이 다르다. 김정은은 아이 때부터 스위스에서 자라면서 자유민주주의에 상당히 숙련된 사람이다. 비록 폐쇄된 사회 속에서 살지만 김정은은 현실적인 정치를 편다고 본다. 아주 은밀하고 절제된 방법으로 나가고 있다.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외신을 초청한다는 것을 보면 사람의 시야에서 착각을 일으킬 수 있는 능한 사람이다. 4월27일 남북 정상회담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선 김정은을 악마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데 회담 한 번 하고 나서 신뢰도가 78% 올라갔다."
-외신 초청에서 일본을 뺀 의도는. 영국은 넣은 이유는.
"일본을 뺀 것은 북한은 항상 그랬다. 한국, 미국, 일본 등 적대국들과 함께 하기에는 힘에 부친다. 또 최근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 핵 당사자인 미국을 제외하고 CVID를 강하게 주장하는 나라는 없다. 그런데 일본의 아베 총리가 CVID 해야 한다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한테 계속 얘기한다. 북한은 CVID 넘기려고 하는데 아베 총리가 계속 북한을 자극했다. 그래서 이번에 언론 초청할 때 이게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영국을 넣은 것은 북한이 지금까지 영국을 어떻게 이용했나 봐야 된다. 매번 북미회담 때마다 미국은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항상 동맹국들의 동의를 받았다. 여기서 영국의 역할과 지지와 공감이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북한도 이런 점에서 영국을 대단히 중시하고 있다고 본다."
-김정은이 '개성식 경제모델'을 추구하는 근거는.
"개성공단에 대해 말하겠다. 언론에서는 '과연 북한이 중국, 베트남식 개혁개방으로 갈 것인가'라고 묻는다. 그런데 북한 체제를 받치고 있는 근간은 수령 무오류 원칙에 근거한 외부정보 접근 차단, 주민의 자유로운 이동 금지, 각종 정치조직생활 구조다. 이것이 북한이 70년 동안 무너지지 않는 이유다. 개성공단이 이 세 가지 근간에 딱 맞는다. 그래서 김정은은 이것이 앞으로 북한이 나아갈 길이라고 한다. 중국, 베트남식으로 가면 외부정보 접근과 자유로운 이동 등이 허용된다. 그래서 앞으로 김정은이 갈 길은 중국, 베트남식 개혁개방이 아니라 개성식 경제개혁(단절모델)일 것이다. 다만 개성공단은 지난 10년간 중단과 폐쇄 과정을 겪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대단히 불안정한 지역이다. 김정은이 개성식 경제개혁을 확대할 텐데 선뜻 투자할 사람이 있겠느냐. 따라서 북한은 선(先) 관광, 후(後) 경제특구 순으로 갈 것이다."
-북한에서 김정은의 친형 김정철은 어떻게 평가받고 있나. 암살 가능성은.
"김정철의 존재에 대해 북한 사람들은 모르고 있다. 아직도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북한은 유교적인 문화가 대단히 강하다. 만약 김정철이 김정은의 '동생'이었다면 당연히 역할을 보여줬을 거다. 그런데 형이 동생을 보좌한다? 이것은 그야말로 기존 유교 관념에서 맞지 않는 것이다. 순서로 보면 형이 먼저인데 왜 동생이 하느냐 이런 문제 때문에 앞으로 김정철의 존재는 북한에서 영원히 베일에 가려질 것이다. 다만 저는 김정철과 함께 다니면서 정치에 전혀 관심 없다는 것을 목격했다."
-3층 서기실은 누가 가며 그 규모는.
"여기에는 외교, 군대, 과학, 경제 등 각 분야에서 엘리트라고 하는 사람들은 다 들어가 있다. 그 사람이 누구냐. 이건 극비다. 일단 자신이 선출된다는 걸 모른다. 가족까지 다 들어가서 철저히 생활한다. 신분도 노출시킬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3층 서기실에 다가갔다고 해도 몇 명이 일하는지 모른다. 제가 만나본 사람은 5명 안팎이다."
-책을 집필하면서 소회는.
"제가 이 책을 쓸 때 남북관계는 화해무드였고, 남북 정상회담 과정을 보면서 책을 완성했다. 분단된 상황에서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 결국 대화하고 협력하고, 때로는 손도 잡아야 된다. 그러나 우리 기저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하느냐가 중요하다. 현 북한 시스템을 악마로 보느냐, 천사로 보느냐에 따라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이번 회담 한 번으로 그간의 생각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 결국에는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는 게 무슨 문제냐'는 의식이 만연하게 되면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핵 있는 북한과 평화 공존으로 가는 상황이 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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