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는 덜 해롭다?"…정부 "발암물질 있다면 규제해야"

기사등록 2018/05/14 12:37:11

포름알데히드·아크롤레인 등 발암물질 검출

담배업계 "유해성 논란 진행중…경고그림 일러"

전문가 "궐련형 전자담배도 담뱃잎 쓰는 담배"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권준욱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 국장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담배경고그림 교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담뱃갑에 새롭게 부착할 경고그림 및 문구(안) 확정하고, '담뱃갑포장지 경고그림 등 표기내용(복지부 고시)' 개정안을 향정예고(예고기간: 5,14~6.4) 한다고 밝혔다. 2018.05.14.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권준욱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 국장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담배경고그림 교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담뱃갑에 새롭게 부착할 경고그림 및 문구(안) 확정하고, '담뱃갑포장지 경고그림 등 표기내용(복지부 고시)' 개정안을 향정예고(예고기간: 5,14~6.4) 한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보건당국이 그동안 '덜 해로운 담배'로 알려졌던 궐련형 전자담배에 연말부터 암(癌) 유발을 알리는 경고그림을 부착한다. 보건당국은 타르 등 독성물질이 조금이라도 들어 있으면 무조건 규제해야 한다는 강력한 입장을 밝혔다.

 1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외 연구결과 궐련형 전자담배에는 각종 암을 유발하는 포름알데히드, 아크롤레인, 벤조피렌 등이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준욱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발암물질이 1이 들어있느냐, 100이 들어있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발암물질이 들어있다는 것 자체가 벌써 발암성을 얘기하는 것"이라며 부착 이유를 강조했다.

 지난해 미국의학협회 학술지 자마(JAMA)에 실린 연구 등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에는 일반담배 대비 4~82% 정도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었다. 이 가운데 아크롤레인(82%), 포름알데히드(74%), 피렌(7%), 벤즈안트란센(6%), 벤조피렌(4%) 등은 발암물질이다.

 아크롤레인은 흡입노출때 상부 호흡기 자극 및 출혈 유발하고 인체의 생식과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포름알데히드는 피부·눈·코·목에 염증을 일으키며 벤즈안트란센은 생식기계 손상 우려가 있다. 피렌은 피부와 눈에 자극을 주는 발암물질이다.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자문위원회는 지난 1월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에 대해 "흡연과 관련된 질병의 위험을 줄인다는 필립모리스의 주장에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위원 9명중 8명(1명 기권)이 자문했다. 아이코스 사용이 일반담배를 계속 사용하는 것보다 위험성이 낮다는 주장에도 5대4로 반대 결정을 내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10월 "아이코스 같은 가열식 담배가 일반 궐련담배보다 덜 해롭다거나 유해성분이 덜 배출된다는 어떤 근거도 없다. 간접흡연 피해가 줄어든다는 주장도 근거가 불충분하다"며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 따라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복지부에 따르면 국내학계는 "대표적인 궐련형 전자담배인 아이코스(iQOS)에서 담배 주요 독성물질이 상당한 수준 배출되고 있다"며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 따라 다른 담배제품과 동일한 수준으로 규제돼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인체에 유해한 타르 역시 일반담배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코스 제조사인 필립모리스의 자체 연구를 보면 전자담배와 일반담배의 1개비당 타르 함량은 ISO 시험법에선 9.39㎎와 9.01㎎, PM 자체시험법에선 4.71㎎과 8.64㎎으로 각각 검출됐다.

 이런 자료를 토대로 제2기 경고그림위원회는 최종안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포장에 암 유발을 상징할 수 있는 그림을 넣기로 결정했다. 행정예고와 유예기간을 거쳐 12월23일부터 모든 궐련형 전자담뱃갑에는 암 사진이 부착된다.

 이에 담배없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담배협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세계적으로 궐련형 전자담배 경고그림은 사례가 없으며 유해성 논란이 진행 중이므로 궐련형 전자담배 경고그림 도입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복지부가 과학적 근거와 상관없이 궐련형 전자담배 경고그림 시안을 암세포 사진으로 성급히 선정했다"며 "한국 식품의약안전처도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분 검사결과를 발표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대해 제2기 경고그림위원회 보건의료분야 위원으로 참여한 지선하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전자담배'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실제 담뱃잎을 사용하는 담배"라며 "지금 실험이 부족하고 결과가 안 나오는 부분이 있지만 궐련형 전자담배가 나쁘다는 진실이나 그것을 제대로 측정하는 기술의 문제이지 그 안에 유독물질이나 발암물질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선을 그었다.

 지 교수는 "외국에서도 연구를 하다보면 이견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정부 차원에선 발암물질이 들어있는 한 장기적으로 국민들이 흡입하고 노출됐을 때 영향을 미리 대비하지 않을 수가 없어 정책이 앞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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