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전문가들, 트럼프의 北관련 '리얼리티쇼'식 발언 우려

기사등록 2018/05/08 08:04:26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3명의 석방 문제 등 극히 예민한 외교 사안에 관한 정보를 마치 TV 쇼의 예고편처럼 언론에 흘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의 행태에 미 외교 전문가들이 강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트위터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과거 정부는 오래 전부터 북한 노동수용소에서 3명의 인질을 석방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계속해서 주목하라(stay tuned)!"며 모종의 발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다음 날엔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단에 합류한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3명이 오늘 석방된다"고 말했다가,자신은 북한에 붙잡혀 있는 미국인 3인의 현재 상태에 관해 알지 못한다고 말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서도 '정보 흘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30일 트위터에 "수많은 국가들이 회담 장소로 고려되고 있지만, 남북한 분계선의 평화의 집/자유의 집이 다른 제3국보다 한층 더 대표성을 띠고, 중대하며 영구적인 장소가 아닐까? 그저 물어볼 따름!"이라고 올려 관심을 모았다. 지난 1일에는 취재진에게 " 회담 장소와 날짜를 며칠 안에 발표하겠다. 내가 아주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뭔가가 있다. 어떤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매우 좋아할 수도 있다.오늘 그 걸 하나의 아이디어로 냈다"고 말했다.뒤이어 4일에는 "이제 일자와 장소가 정해졌다. 우리는 곧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우리는 북한과 매우 실질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고, 억류된 사람들과 관련해 이미 많은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매우 좋은 일들을 보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7일(현지시간)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줄리아니의 위와같은 행보에 대해 전문가들과 일부 정부 보좌관들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수 있으며,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한일담당관을 역임했던 민타로 오바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대중의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것은 위험한 게임이다. 만약 협상이 실패할 경우 우리(미국)가 잃을게 더 많다는 신호를 (북한에) 보낼 수있다"고 말했다.

대북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던 빌 리처드슨 전 에너지 장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협상은 조용하고 사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다만,그는 북한 역시 미국인 3명을 석방시키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트럼프와 줄리아니의 발언으로 인해 3명이 다시 위험에 놓이게 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북한은 석방에 관한 메시지와 실행계획을 통제하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조지프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역시 "석방에 실행될 때까지 그 누구도 말하면 안된다. 왜냐면 어떤 전망이라도 잘못된 신호를 보내 억류자들을 위험하게 만들 수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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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전문가들, 트럼프의 北관련 '리얼리티쇼'식 발언 우려

기사등록 2018/05/08 08:04:26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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