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기념 웨스트엔드 공연 중 라민 카림루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말 그대로 '밤의 노래'였다. 무대 위로 쏟아지는 부서질 듯한 라민 카림루(40) 목소리에서 깊은 밤에서 길어 올린 듯한 거룩함을 느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팬텀'이 자신이 짝사랑하는 '크리스틴' 옆에서 '더 뮤직 오브 더 나이트'를 부르는 장면은 '무기력한 아름다움'의 표본이다.
팬텀이 천부적인 음악적 재능에 기반을 둔 우월감과 가면 속에 가려진 흉측한 얼굴로 인한 열등감이 뒤섞인 감정으로 달콤하면서도 서정적인 멜로디를 들려주는 장면이어서다.
카림루는 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한 '오페라의 유령' 전곡 갈라 콘서트에서 이 순간을 여느 배우보다 아득하고 아찔하게 만들었다.
카림루의 팬텀은 관능적이다. 미세한 떨림까지 포착하는 감정 표현, 저음과 고음 사이를 오가며 멜로디의 음표를 떠올리게 하는 대신 해당 장면의 전경을 펼쳐내는 기교는 팬텀에게 생생한 기운을 불어넣었다.
무엇보다 이날 공연은 콘서트 형식이었다. 배우들이 뮤지컬에 삽입된 넘버를 대부분 부르고, 연기도 일부 선보이지만, 무대 세트와 의상은 없다.
더구나 카림루는 팬텀의 상징인 가면도 쓰지 않았다. 그럼에도 실제 뮤지컬 공연 이상의 감정과 풍경을 재현해냈다. '오페라의 유령'은 팬텀의, 팬텀에 의한, 팬텀을 위한 뮤지컬로 통하는 '카림루 팬텀'을 보는 순간 수긍이 됐다.
크리스틴을 맡아 맑은 매력을 뽐낸 뮤지컬계 신성 애나 오번(33), 한국과 브로드웨이를 오가는 뮤지컬배우로 '라울'로 나온 마이클 리(44)와 호흡도 알맞았다.
카림루는 아직 국내에 널리 알려진 배우는 아니다. 그러나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에서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03년 웨스트엔드 '오페라의 유령' 공연에 라울로 출연했다. 2007년 팬텀 역을 맡으며 역대 최연소 팬텀 기록을 세웠고, 이 작품을 대표하는 스타가 됐다.
'오페라의 유령' 후속작으로 2010년 초연한 '러브 네버 다이즈'의 팬텀 역에 작곡가 겸 제작자 앤드루 로이드 웨버(70)가 직접 발탁했다. 2012년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기념공연에서 또다시 팬텀 역을 맡았다.
카림루가 '오페라의 유령' 전곡을 부른 건 25주년 공연 이후 처음이다. 이로 인해 일본 내 카림루 팬들 사이에서 이번 공연 문의가 이어졌다. '오페라의 유령' 콘서트는 초연 도시 영국 런던을 제외하고는 한국이 처음이다.
커튼콜에서 카림루가 등장할 때 국내 뮤지컬 스타 못지않은 큰 환호가 쏟아졌다. 2013년 자신의 밴드와 함께 한 첫 내한 공연 당시 예매 오픈 18분 만에 티켓이 동이 나는 등 마니아를 보유한 그는 이번 무대를 통해 명실상부 이름값을 증명했다.
이번 공연은 세계적인 뮤지컬 거장 웨버 탄생 70주년을 맞아 열렸다. 2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웨버의 대표 뮤지컬 14편에 삽입된 넘버를 갈라 형태로 들을 수 있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 기념 콘서트'가 열렸다. 카림루도 이날 참여했다.
'웨버 기념 콘서트'에는 국내 뮤지컬 스타들도 대거 나왔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넘버 '수퍼스타'를 부를 때 김소현(43)·차지연(36)·정선아(34) 등이 이룬 코러스는 그 자리가 아니면 보지 못 했을 귀한 앙상블이었다. '오페라의 유령' 전곡 갈라 콘서트는 6일까지.
[email protected]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팬텀'이 자신이 짝사랑하는 '크리스틴' 옆에서 '더 뮤직 오브 더 나이트'를 부르는 장면은 '무기력한 아름다움'의 표본이다.
팬텀이 천부적인 음악적 재능에 기반을 둔 우월감과 가면 속에 가려진 흉측한 얼굴로 인한 열등감이 뒤섞인 감정으로 달콤하면서도 서정적인 멜로디를 들려주는 장면이어서다.
카림루는 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한 '오페라의 유령' 전곡 갈라 콘서트에서 이 순간을 여느 배우보다 아득하고 아찔하게 만들었다.
카림루의 팬텀은 관능적이다. 미세한 떨림까지 포착하는 감정 표현, 저음과 고음 사이를 오가며 멜로디의 음표를 떠올리게 하는 대신 해당 장면의 전경을 펼쳐내는 기교는 팬텀에게 생생한 기운을 불어넣었다.
무엇보다 이날 공연은 콘서트 형식이었다. 배우들이 뮤지컬에 삽입된 넘버를 대부분 부르고, 연기도 일부 선보이지만, 무대 세트와 의상은 없다.
더구나 카림루는 팬텀의 상징인 가면도 쓰지 않았다. 그럼에도 실제 뮤지컬 공연 이상의 감정과 풍경을 재현해냈다. '오페라의 유령'은 팬텀의, 팬텀에 의한, 팬텀을 위한 뮤지컬로 통하는 '카림루 팬텀'을 보는 순간 수긍이 됐다.
크리스틴을 맡아 맑은 매력을 뽐낸 뮤지컬계 신성 애나 오번(33), 한국과 브로드웨이를 오가는 뮤지컬배우로 '라울'로 나온 마이클 리(44)와 호흡도 알맞았다.
카림루는 아직 국내에 널리 알려진 배우는 아니다. 그러나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에서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03년 웨스트엔드 '오페라의 유령' 공연에 라울로 출연했다. 2007년 팬텀 역을 맡으며 역대 최연소 팬텀 기록을 세웠고, 이 작품을 대표하는 스타가 됐다.
'오페라의 유령' 후속작으로 2010년 초연한 '러브 네버 다이즈'의 팬텀 역에 작곡가 겸 제작자 앤드루 로이드 웨버(70)가 직접 발탁했다. 2012년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기념공연에서 또다시 팬텀 역을 맡았다.
카림루가 '오페라의 유령' 전곡을 부른 건 25주년 공연 이후 처음이다. 이로 인해 일본 내 카림루 팬들 사이에서 이번 공연 문의가 이어졌다. '오페라의 유령' 콘서트는 초연 도시 영국 런던을 제외하고는 한국이 처음이다.
커튼콜에서 카림루가 등장할 때 국내 뮤지컬 스타 못지않은 큰 환호가 쏟아졌다. 2013년 자신의 밴드와 함께 한 첫 내한 공연 당시 예매 오픈 18분 만에 티켓이 동이 나는 등 마니아를 보유한 그는 이번 무대를 통해 명실상부 이름값을 증명했다.
이번 공연은 세계적인 뮤지컬 거장 웨버 탄생 70주년을 맞아 열렸다. 2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웨버의 대표 뮤지컬 14편에 삽입된 넘버를 갈라 형태로 들을 수 있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 기념 콘서트'가 열렸다. 카림루도 이날 참여했다.
'웨버 기념 콘서트'에는 국내 뮤지컬 스타들도 대거 나왔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넘버 '수퍼스타'를 부를 때 김소현(43)·차지연(36)·정선아(34) 등이 이룬 코러스는 그 자리가 아니면 보지 못 했을 귀한 앙상블이었다. '오페라의 유령' 전곡 갈라 콘서트는 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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