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그림·영상 전시하며 고인 추모
【광주=뉴시스】맹대환 기자 =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참혹했던 광주 상황을 해외 언론에 알렸던 고(故) 헌트리 선교사를 추모하는 행사가 오는 16일 열린다.
3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조대여고 민주인권동아리 'With You'와 광주 기독교 복음화 연구·계승단체인 'THE 1904'가 16일 광주 남구 양림동 헌트리 선교사 사택에서 추모의 밤 행사를 갖는다.
헌트리 선교사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기독교병원 원목으로 사역하며 계엄군 폭력에 피투성이가 된 희생자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혼잡한 거리 사진 등을 촬영해 해외에 알렸다.
헌트리 선교사는 기록 사진을 군이 번번이 압수하자 사택 지하에 암실을 만들어 고립된 광주의 참상을 미국과 독일 등 해외에 전송했다.
코리아 헤럴드와 코리아 타임즈 기자 출신이던 헌트리 선교사의 아내 마르다 헌트리씨는 남편을 도와 기사를 작성했다.
특히 헌트리 선교사는 영화 '택시운전사'에 등장한 독일 힌츠페터 기자에게 사진을 비밀리에 전해주고 다른 외신 기자들에게 인터뷰를 하며 광주시민의 입이 되어 주었다.
또 기독교병원에서 쪼개진 총탄이 박힌 엑스레이(X-ray) 사진을 복사해 미국 대사관에 항의하기도 했다.
헌트리 선교사 사택은 광주시민들이 피난처로 이용했다.
이날 추모행사에서 조대여고 학생들은 사진과 그림을 전시하며 헌트리 선교사에게 감사 편지, 추모 영상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조대여고 한정희 교사는 "학생들이 광주의 은인에 대한 헌신과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행사를 준비했다"며 "이번 행사에는 양림역사문화마을 연구동아리 '유럽에서 온 펭귄'이 함께 참여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