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략공천 '역풍'…'386 운동권' 송갑석 3전4기 성공하나

기사등록 2018/04/28 21:51:35

'오락가락' 중앙당 전략공천설에 민심-당심 일제히 분노

16, 19, 20대 총선 잇따라 패배, 본선거 승리 여부 '촉각'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광주 서구갑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 (사진=뉴시스DB)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광주 서구갑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 (사진=뉴시스DB)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말도 많고 탈고 많았던 광주 서구갑 국회의원 재선거 더불어민주당 당내경선에서 '386 운동권' 출신 송갑석 노무현재단 광주운영위원이 최종 확정되면서 본선거에서 3전4기에 성공할 지 지역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송 후보는 27일부터 이틀간 권리당원 100% ARS 투표 방식으로 진행된 경선에서 53.52%를 얻어 19대 국회의원이자 서구갑 직전 지역위원장인 박혜자 예비후보(46.48%)를 누르고 여당 주자로  선출됐다.

 지난 한 달간, 민주당 서구갑 후보 선출은 중앙당의 오락가락한 행태로 갈지(之)자 행보를 거듭했다.

 중앙당이 후보공모에 나선 서울 노원병과 송파을, 전남 영암·무안·신안과 달리 예고없이 서구갑을 공모에서 제외하면서 전략공천설이 나돌기 시작했고, 의혹이 반발로 번지자 당은 슬그머니 공모지역에 포함시켰다.

 한동안 양자 대결로 흐르던 분위기는 지난 18일, 중앙당이 '서구갑 재선거는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후보 선출의 열쇠를 전략공천위로 이관하면서 반발 여론이 들불처럼 번졌다. 30여 시민사회단체는 "선택권이 박탈됐다", 당원들은 "결정권을 빼앗겼다"며 일제히 반발했다. 성명이 잇따랐고, 빗속 촛불집회까지 강행됐다.

 2012년 제19대 총선에 이어 전략공천 파동이 재현된 셈이다. 6년 전에는 여성 2명이 나섰다가 한 명이 중도포기하면서 박혜자 당시 후보가 자연스레 전략공천됐고, 이번에는 박 후보를 염두에 둔 여성 전략공천이 추진되면서 "두 번 이나 이럴 순 없다"는 반발이 일었다.

 결국 중앙당은 이한열 열사 모친까지 들고 일어난 반대 여론에 떠밀려 전략공천 카드를 접고, 경선으로 급선회했다.

 중앙당은 그러나 또 다시 꼼수를 부렸다. '시민여론 50% + 권리당원 ARS 투표 50%' 대신 '권리당원 100%'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10여 명의 지방선거 출마자들을 거느린 지역위원장으로, 선거인단인 권리당원 명부까지 손에 쥐고 있는 박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방식이어서, 뒷말이 무성했다.

 한달 사이, 공모 제외→ 공모 실시→ 전략공천→ 경선으로 오락가락했음에도 중앙당은 여전히 박 후보에게 우호적이라는 말들이 이 때문이 나왔다.

 그러나 성난 민심은 당심까지 흔들었고, '이러다간 본선거에서 질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에 표심이 송 후보로 쏠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송 후보의 3전4기 여부도 관심이다. 제4기 전대협 의장 출신인 그는 3대 의장을 지낸 임종석 현 청와대 비서실장과 친분이 두텁고 386 운동권들이 줄줄이 정계에 진출했지만, 유독 당선과는 인연이 없었다.

 16대 총선 때 남구에 무소속 출마해 첫 패배를 경험한 그는 2012년 19대 총선에 서구갑에 무소속으로 도전했다가 박혜자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 무소속 정용화, 조영택 후보 등에 밀려 4위로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그리고 4년 뒤, 다시 찾아온 선거에선 우여곡절 끝에 박 후보를 경선에서 누른 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전했으나 '국민의당 녹색 돌풍'에 결국 종친인 송기석 전 광주지법 부장판사에게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선거법의 덫에 걸린 종친 송 의원의 중도 낙마로 2년 만에 찾아온 또 한 번의 기회에 그는 박 전 의원과 운명적인 리턴매치를 벌여야 했고, 중앙당의 전략공천 카드는 패착이 됐고 송 후보는 드라마틱하게 4번째 총선 출전권을 따냈다. 여당 후보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비서실 부실장을 지낸 송 후보는, 국민의당 당 대표 비서실장과 김대중 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김명진 후보와 '젊은 주자' 홍훈희 변호사 간의 민주평화당 경선 승자와 양강 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김 실장과 맞붙는다면 '비서 매치', 홍 변호사가 올라온다면 또 다시 법조인 출신과의 한 판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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