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선언][종합]리설주 "남편께서 회담 잘됐다고 해"…김정숙 "가슴 떨려"

【고양=뉴시스】판문점 공동취재단·이재은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인 리설주가 27일 오후 6시18분 남북 정상회담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판문점 평화의 집을 방문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5시53분께 판문점에 도착해 리설주를 맞았다. 남북 정상의 부인 간 만남뿐만 아니라 부부동반 회동이 최초로 열린 것이다.

   살구색 투피스 차림에 반묶음 머리스타일을 한 리설주가 차에서 내리자, 먼저 도착해있던 하늘색 코트 차림의 김 여사가 직접 로비 앞에 나와 맞이했다.

   리설주는 로비에 마중 나온 문 대통령과 환하게 웃으면서 악수하며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 여사와 인사를 나눴냐고 물어보며 "우리(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는 하루 사이에 아주 친분을 많이 쌓았다"고 말하며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리설주 여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평화의집 로비에서 5분가량 담소를 나눴다.

   리설주는 김 여사에게도 "이번에 평화의 집을 꾸미는데 여사께서 세부적인 것까지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그래서 조금 부끄러웠다. 오늘 제가 아무것도 한 것이 없이 이렇게 왔는데..."라며 겸손한 모습도 보였다. 이에 김 여사는 리설주의 팔을 살짝 두드리며 "저는 가슴이 떨렸다"고 벅찬 목소리로 말했다.

   문 대통령은 "두 분이 전공도 비슷하기 때문에 앞으로 남북 간 문화예술하는데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리설주는 "두 분께서 하시는 일이 항상 잘 되도록 옆에서 정성을 기울이겠다"고 답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리설주가 김 위원장을 '저희 남편'이라고 호칭한 점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통상 북한에서는 최고 지도자에 '원수님' 호칭을 쓰기 때문에 이같은 호칭은 극히 이례적이다.

   리설주는 문 대통령에게 "아침에 저희 남편께서 회담 갔다 오셔서 문 대통령님과 함께 좋은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회담이 잘됐다고 해서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앞서 리설주는 지난달 5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대북 특사단 자격으로 방북할 당시 만찬자리에서 김 위원장을 '제 남편'이라고 호칭한 것으로 알려진바 있다.

   이날 부부동반 회동이 생중계 되는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저희 남편'이라고 스스럼없이 지칭함으로서 북한의 퍼스트레이디라는 점을 과시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여사는 리설주에게 가벼운 스킨십을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처음 맞이할때부터 리설주의 손을 잡았고, 다같이 담소를 나눌 때도 리설주의 팔을 가볍게 두드리는 등 특유의 친밀감을 표시했다.

 이어 오후 6시30분 부터 시작한 남북 정상회담의 만찬도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리설주는 만연에 웃음을 띄운 채 '제주소년' 오연준군의 공연을 관람했다. 특히 북한에서도 잘 알려진 동요 '고향의 봄'이 나오자 고개도 끄덕이면서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동요를 따라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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