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법, 군인사법 '영창처분' 위헌법률심판 제청

기사등록 2018/04/18 13:41:24

"헌법 영장주의에 위반"

 【광주=뉴시스】구용희 기자 = '군인사법 법률조항에 의한 영창처분은 법관의 판단을 거쳐 발부된 영장에 의하지 않고 이뤄지는 행정기관에 의한 구속에 해당하는 만큼 이는 영장주의에 위반된다'는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인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광주고법 제1행정부(부장판사 이창한)는 A 씨가 제기한 군인사법 제57조 제2항 본문 중 '영창' 부분 등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과 관련, 위헌 여부 심판을 제청하는 결정을 했다고 18일 밝혔다.

 A 씨는 2016년 11월1일부터 해군 제B함대사령부 C 전대 D 함에서 조리병으로 근무했다.
 
 D 함장은 A 씨가 '근무지 이탈금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같은 해 12월 A 씨에게 영창 15일의 징계처분을 내렸다.

 A 씨가 2016년 11월13일 오전 6시 소속함 조리실에서 아침 식사준비를 해야 하는데 '함정근무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이유로 허가 없이 조리과업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같은 날 점심 식사준비도 같은 사유로 이탈했다는 것이다.

 또 오후 9시부터 오후 9시45분 사이 점호과업에도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이유로 무단 불참했으며, 다음날 오전 6시 아침 식사준비에도 불참했다는 사유다.

 이 밖에 함정에 승조해 출항해야 하나 '함정근무 적응을 하지 못해 함정을 못타겠다'는 이유로 무단으로 승조하지 않았으며, 소속함장이 '배를 안타겠느냐'라는 질문에 '더 이상 못 탑니다' 라고 답변하는 등 지휘관의 허가 없이 배를 타지 않은 사실도 포함됐다.

 징계처분에 불복한 A 씨의 항고는 기각됐다.
 
 이에 징계사유 중 일부가 존재하지 않고 과중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광주지법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A 씨의 청구는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항소를 제기한 A 씨는 지난해 11월1일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광주고법은 지난해 9월21일 징계처분의 집행을 정지하는 결정을 했으며, 이로 인해 영창 15일 중 2일이 미집행인 채 남아 있다.

 A 씨는 '해당 법률조항에 의한 영창처분은 법관의 판단을 거쳐 발부된 영장에 의하지 않고 이뤄지는 행정기관에 의한 구속에 해당한다. 영장주의(헌법 제12조 제3항)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징계수단인 강등·휴가제한·근신·얼차려 등을 통해서도 군대 내 규율을 유지할 수 있다. 영창시설 및 징계입창인 처우에 대한 근거 법률이 없어 처우가 열악한 점, 영창처분 일수만큼 복무기간이 연장돼 사실상 이중처벌에 해당하는 등 과도하게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병에 대한 영창처분을 함에 있어 징계의결 요구, 징계의결 및 집행 과정에서 법관의 관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영창처분은 병을 부대나 함정 내 영창, 그 밖의 구금장소에 감금해 신체의 자유를 직접적·전면적으로 박탈하는 것"이라며 "행정기관에 의한 구속에 해당해 헌법 제12조 제3항의 영장주의가 적용된다. 영장주의 원칙은 공권력의 행사로 국민의 신체를 체포·구속하는 모든 경우에 지켜야 할 헌법상의 일반적 원칙 내지 원리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군조직의 특수성이나 내무생활을 하는 병의 특수한 지위 등을 이유로 해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징계권자는 영창처분을 함에 있어 인권담당 군법무관의 적법성 심사의견을 통보 받은 뒤 그 심사의견을 존중해 처분을 해야 하지만, 인권담당 군법무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할 수 있도록 권한과 신분이 부여된 법관에 해당한다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영창처분의 집행이 병에 대한 징계를 행한 징계권자가 있는 부대나 함정 내 영창에서 집행될 수 있다. 수사기관이나 교정기관 내 구속의 집행보다 처우가 보다 열악할 수 있다. 징계입창인이 형사범인 미결구금자와 분리 수용돼 있을 뿐 동일한 구금시설에 감금돼 있는 상태는 같다"고 밝혔다.

 이어 "영창처분은 최대 15일 이내에서 집행된다. 인권담당 군법무관의 방문이 없는 상태에서 집행이 완료될 수도 있다. 영창처분은 실질적으로 형벌과 다른 점이 없다"고 말했다.

 또 "병역법에 따르면 영창기간은 의무복무기간에 산입되지 않는다. 영창처분을 받은 병은 영창처분으로 정한 기간 감금될 뿐만 아니라 영창기간 만큼 의무복무기간이 늘어나는 추가적 불이익을 받는다. 영장처분은 수사절차상 구속에
비해 실질적으로 보다 불이익한 효과를 갖는다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영창제도에 대한 문제점은 오랫 동안 지적돼 왔으며, 영창제도 자체를 폐지하자는 논의까지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영창처분은 행정기관에 의한 구속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구속이 법관의 판단을 거쳐 발부된 영장에 의하지 않고 이뤄지는 만큼 헌법 제12조 제3항의 영장주의에 위반된다"며 A 씨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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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고법, 군인사법 '영창처분' 위헌법률심판 제청

기사등록 2018/04/18 13:41:24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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