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데이터가 400억 달러 광고 수익의 원천…소비자 타게팅 용이
규제 도입 걱정 큰 페이스북, GDPR 질문 우회 모범답안도 마련

【워싱턴=AP/뉴시스】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1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미 하원 에너지 및 상업위원회 청문회를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2018. 4.12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이틀간 진행된 미 의회 청문회에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에게 가장 많이 쏟아진 질문은 페이스북이 사용자와 비사용자의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수집하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1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상원과 하원 의원들은 이번 청문회에서 페이스북의 정보 수집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저커버그 CEO는 그의 팀과 추후 확인해보겠다며 답변을 피해갔다.
하지만 캐시 캐스터(공화·플로리다) 의원의 질의에서는 이 이슈에 근접한 답변이 나오기도 했다. 저커버그 CEO는 페이스북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플랫폼에 로그인하지 않은 사용자에 대해서도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페이스북의 데이터 수집 범위는 사업의 핵심 사항 중 하나다. 페이스북이 매년 400억 달러의 광고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이유는 많은 브랜드들에 소비자 타겟을 위한 강력한 데이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이 데이터를 더 이상 수집하지 않는다면 사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저커버그 CEO는 이번 청문회 내내 페이스북이 광고주들에게 데이터를 판매한다는 오해를 지우기 위해 애를 썼다. 실제로 사용자 데이터는 판매되지 않는다. 하지만 교환된다. 데이터를 수집한 뒤 적절한 타겟층에 광고를 하면 경쟁자에 비해 훨씬 더 광고 효과가 높아진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도움말 페이지에서 '좋아요'와 '공유하기' 버튼으로 이동할 수 있는 모든 웹사이트에서 사용자와 비사용자 정보를 모두 수집한다고 밝히고 있다. 페이스북에 로그인한 뒤 '좋아요' 버튼을 눌러 어떤 웹사이트를 방문한다면 해당 정보는 페이스북으로 전송된다. 또 페이스북은 광고주들에게 사용자들의 행동을 추적할 수 있는 '페이스북 픽셀'이라는 도구를 제공한다.
만약 저커버그 CEO가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을 꺼린다면, 그것은 제3의 웹사이트에 대한 정보 수집 제한 규제를 두려워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은 다음달 소비자들의 데이터 주권을 대폭 강화한 개인정보보호법(GDPR)을 도입한다.
이 법이 시행되면 개인 데이터로 간주되는 정보의 범위가 대폭 확대돼 기업의 수집이 제한된다. 또 개인들은 자신의 정보에 대한 광범위한 수정·삭제 권한을 갖게 된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할 경우 기업은 72시간 내에 소비자들에게 통지해야만 한다.
유럽의 GDPR 도입은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해 수익을 올리는 페이스북에게는 큰 부담이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유럽 수준의 규제를 미국에서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이 때문에 전날 언론 카메라에 포착된 저커버그 CEO의 모범답안에는 GDPR에 대한 질문을 피해가는 요령도 적혀 있었다.
문건은 "우리가 이미 GDPR이 요구하고 있는 것을 하고 있다고 답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또 "실질적이고, 사람들을 통제할 수 있으며,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사생활 규제를 지지하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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