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케메로보 주지사, '쇼핑몰 화재 책임' 21년만에 사임

기사등록 2018/04/01 22:23:07

【케메로보(러시아)=AP/뉴시스】지난 25일 러시아 시베리아 케메로보의 한 쇼핑몰에서 발생한 화재로 최소 64명이 사망한 가운데 26일 러시아 긴급재난서비스 요원들이 화재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화재 당시 탈출을 위한 비상구가 잠겨 있었고 화재경보기도 작동하지 않는 등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3.27
【케메로보(러시아)=AP/뉴시스】지난 25일 러시아 시베리아 케메로보의 한 쇼핑몰에서 발생한 화재로 최소 64명이 사망한 가운데 26일 러시아 긴급재난서비스 요원들이 화재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화재 당시 탈출을 위한 비상구가 잠겨 있었고 화재경보기도 작동하지 않는 등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3.27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아만 툴레예프 러시아 케메로보주(州) 주지사가 6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쇼핑몰 화재 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임한다.

 1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툴레예프 주지사는 이날 영상 연설을 통해 "사건에 대한 엄청난 부담으로 더이상 자신의 직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느꼈다"며 "사퇴는 유일한 올바른 선택"이라고 말했다.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툴레예프 주지사의 사임을 신속히 수리했다"고 밝혔다.

 1997년 케메로보주 주지사를 시작한 툴레예프는 2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망자 중 41명이 어린이로 밝혀진 뒤 러시아 전역에서 일고 있는 국민적 비판을 무시하지 못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가디언은 "러시아에서 정부 관리가 비상사태 대응 실패를 이유로 사임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에서는 화재의 진정한 원인이 국가의 부패와 무능력이라고 비판이 나오고 있다. 화재 조사위원회는 "어린이들이 영화를 보고 있던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문이 잠겨 있었고 화재 경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며 "심각한 인명 피해로 이어진 악의적인 (규범)위반에 대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마찬가지로 이번 화재로 친척을 잃은 툴레예프 주지사는 사건 발생 직후 현장을 방문하지 않아 늑장대응으로 비판을 샀다.

 한편 일각에서는 21년 간 계속된 툴레예프 주지사의 사임으로 러시아 내 취약 지역인 케메로보주의 지도력 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크렘린궁은 지난 3월부터 케메로보주 부주지사를 지낸 세르게이 치빌료프를 후임으로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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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케메로보 주지사, '쇼핑몰 화재 책임' 21년만에 사임

기사등록 2018/04/01 22:23:0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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