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억 달러(약 2120억원) 이상의 시리아 재건 기금 지원을 동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이 미 국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금 집행을 동결한 것은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 잔존세력을 소탕하기 위해 시리아 재건을 돕겠다는 몇 달 전 미국의 약속을 180도 뒤집는 것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은 지난 2월 쿠웨이트에서 열린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연합군 회의에서 시리아의 해방된 지역을 위해 2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틸러슨 장관은 "수니파 무장세력 IS가 아프가니스탄, 필리핀, 리비아,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새로운 형태로 준동하고 있다"며 "IS를 지속적으로 격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금의 사용에 대한 추가 정보를 요구하며 집행 중단을 명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29일 오하이오 연설에서 시리아에 주둔 중인 미군의 철수를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IS)이 주장하던 칼리프(이슬람 제국) 100%를 확보했다"며 "하지만 정말 조만간 거기서 빠져 나올 것이다. 이젠 다른 이들이 (시리아를) 돌보게 놔 두자"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미 국방부의 입장과 배치된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CNN에 IS가 시리아 영토 대부분에서 영향력을 잃고 5% 정도만이 남아 있지만 마지막 싸움은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CNN은 미국이 시리아에서 조기 철수하는 것도 시리아에 대한 주도권을 이란과 러시아에 넘겨줄 수 있고, 미국의 동맹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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