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시스】나호용 기자 = 비자금 조성과 직원 채용비리 등의 의혹을 받아 오던 DGB금융지주 박인규 회장이 사퇴키로 했다.
DGB금융지주 박인규 회장은 29일 긴급 임원회의를 개최하고, 지난주 주주총회에서 은행장 사임의사를 밝힌 데 이어 그룹 회장 자리에서도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박인규 회장은 “일련의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을 통감하고 주주 및 고객, 임직원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며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DGB금융지주와 DGB대구은행은 오는 4월 2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향후 구체적인 일정을 논의키로 했다.
한편 검찰은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의 비자금 조성·횡령 혐의에 대한 보강 수사 차원에서 'DGB금융그룹 부인회'에 대한 조사 고삐를 죄어 왔다.
대구지검 특수부는 최근 비자금 조성 혐의와 관련, 박 회장 관련 증거 자료 확보를 위해 사회공헌부서를 상대로 압수 수색을 했다.
검찰은 비자금 조성 혐의가 'DGB금융그룹 부인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의심이 가는 금전 거래 자료 등을 확보했다.
부인회를 담당하는 사회공헌부 여직원도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혐의 사실이 추가로 확인되면 박 회장의 횡령 금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인회 회원들은 연간 19만 원의 회비로 6000여 만원을 모아 지역 초·중·고에 장학금 전달과 김치 담그기 봉사활동을 해왔다.
박 회장은 업무추진비에서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300만 원씩 600만 원을 부인회에 격려금으로 전달했다.
채용 비리와 관련해 검찰은 은행 인사 담당자 외에도 '윗선'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검이 비공개로 은행 임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은행 노조 역시 기자회견을 열고 "박 회장이 지배구조와 후계구도에 관여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새 지주 회장이 선임될 때까지 행장 대행체제로 갈 것을 요구했다.
노조 조합원 400여 명은 29일 오후 대구은행 제2본점 1층 로비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박 회장의 회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