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째 협의 중' 안산시-한양대 부지교환 '법원 조정'

【안산=뉴시스】김지호 기자 = 경기 안산시와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가 16년째 협의 중인 2000억원대 부지교환이 땅값 차액 때문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법원이 조정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안산시와 한양대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사동 근린공원 제3토취장 18만8000㎡ 부지를 학교용지로 도시관리계획을 결정하고 한양대와 함께 교환 부지의 감정평가를 진행하는 등 부지교환을 위한 절차를 마무리했다.

 감정평가 결과 시 소유의 제3토취장은 1276억 원, 교환 대상인 한양대 소유의 (재)경기테크노파크(6만6000㎡)·한국산업기술시험원(3만2000여㎡)·한국전기연구원(3만2000여㎡) 부지는 1239억 원이 나왔다.

 한양대 소유 부지의 감정평가액에는 기반조성비 71억 원이 포함됐으며, 이를 제외하면 1168억 원이다.

 지난해 5~9월 진행된 감정평가는 시와 대학에서 1명씩 감정평가사를 선정, 2개 업체의 평가액을 평균으로 내 최종 감정평가액을 결정했다.

 시와 한양대가 2003년 7월 부지교환 협약을 한지 15년 만이다. 양 측은 감정평가액에 따라 차액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부지를 교환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와 한양대가 감정평가액에 포함된 기반조성비를 땅값으로 볼 것이냐를 두고 이견이 생겼다.

 시는 애초 협약에 따라 기반조성비를 제외한 감정평가액으로 비교해야 하며, 108억 원의 차액을 한양대가 내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 현재 한양대 소유 부지에 경기테크노파크와 산업기술시험원, 한국전기연구원이 입주할 당시 한양대가 기반조성비를 부담하지 않았다는 이유도 댔다.

 한양대는 대학 소유의 땅을 임차 계약해 해당 기관들이 부지를 사용한 만큼 기반조성이 완료된 현재 상태를 기준으로 부지를 교환하고, 37억 원의 차액만 내야 한다는 의견이다.

 양 측은 지난해 11월 상급기관인 경기도에 사전컨설팅 감사도 요청했으나, 도는 양측의 주장이 모두 일리가 있다고 보고 '협의 또는 민사조정으로 판단해야'한다는 의견을 냈다.

 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안에 법원 조정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양대가 기반조성을 한 게 아닌 만큼, 시는 기반조성비를 제외한 108억 원의 차액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양대 관계자는 "수십억 원의 차이가 나는 상황이어서 법원 조정에 맡긴 상태"라며 "시와 대립하는 게 아니라 협력하는 관계인 만큼 법원의 판단에 따라 합리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동부지법에서 진행되고 있는 조정은 4월17일 오전 11시 2차 기일이 열린다.

 한편 시는 경기도테크노파크·산업기술시험원 부지를 1999년부터 2012년 8월까지 무상으로 사용했으며, 2012년 9월부터 2019년 8월까지 연간 2억5000여만원의 이용료를 지불하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은 2023년 9월부터 이용료를 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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