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10시 기해 미 전역서 일제히 시위 시작
플로리다 고교 총기참사 한달 맞아 동맹휴업 벌여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잇따른 학교 총기 참사에 분노한 미국 학생들이 미 전역에서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하는 동맹휴업 시위를 벌였다.
CNN방송과 AP통신 등은 14일(현지시간) 고교생들을 중심으로 한 ‘전국 학생 동맹 휴업(The National School Walkout)’이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미 전역에서 일제히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뉴욕과 메릴랜드 주 등지에서 동부시간 오전 10시에 맞춰 행진이 시작됐고 중부와 중서부·서부에서는 그 지역의 오전 10시에 맞춰 동맹휴업을 벌였다.
이날 행진은 지난달 14일 플로리다 주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격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을 맞아 총기 규제를 강화하는 목소리를 높이고자 기획됐다.
뉴욕 라과디아 고교 2학년생인 케이트 휘트먼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건 좌우 대립과 같은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공중의 안전 문제다. 우리들은 여기에 모두 함께 하고 있다. 오랫동안 어른들이 미처 깨닫지 못한 어떤 것을 주장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CNN방송은 이날 동맹휴업에 참가한 학생들은 ▲모든 공격용 무기의 판매 금지, ▲총기 판매에 앞서 전반적인 구매자 배경 조회, ▲폭력성을 보인 총기 소지자에 대해 법원이 총기를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총기 폭력 규제법안 제정 등 3가지 요구사항들을 내걸었다.
CNN방송은 학생 시위대들이 최소한 17분 간 교실 밖으로 나와 구호를 외치거나 행진했다고 전했다. CNN은 "고교생들의 전국적인 동맹휴업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라고 전했다.
총격 참사를 겪은 스톤맨 더글라스 고교 재학생인 샘 제이프는 "어디를 가나 시위대들이 바다를 이루고 있다. 빈 공간이 찾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우리가 혼자가 아니란 걸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뉴저지 주 호보켄의 학생들은 "나는 총알 해방구를 원한다", "권총이 아닌 분필" 등의 구호를 외쳤다.
메릴랜드 주의 몽고메리 블레어 고교 학생들은 경찰차량 에스코트를 받으면서 백악관행 열차에 탑승하기도 했다.
백악관 앞으로 메운 학생들은 “우리는 변화를 원한다. 역사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스라엘과 탄자니아, 영국 등 해외의 학생들도 미국 학생들의 동맹휴업에 동참하면서 지지를 표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한 학생은 트위터를 통해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비극"이라고 적으면서 동맹휴업 동참 사실을 전했다. 영국에서도 일부 학생들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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