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 11일 방송인터뷰에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경질과 자신이 틸러슨 후임으로 내정된 사실을 흘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WP)보도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은 아프리카 순방국 중 한 곳인 케냐에서 지난 10일 자신이 경질될 것이란 사실을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으로부터 통보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틸러슨 장관은 예정된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스티브 골드스타인 당시 국무부 차관보는 "북한 등 주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오랜 시간을 보내 틸러슨 장관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서 "오늘 예정된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골드스타인은 틸러슨과 함께 13일 경질됐다.
폼페이오는 틸러슨 경질 발표가 나오기 이틀 전인 11일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했다. 여기서 그는 "우리는 북한으로부터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실험하지 않겠다는 합의를 이끌어, 이전 정부보다 더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며 "이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북 경제 제재 정책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동안 내내, 북한에 대한 압박은 계속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내내 일관적으로 추진하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는 안도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폼페이오가 이날 인터뷰에서 틸러슨 국무장관의 향후 역할에 대해 언급을 꺼리는 기색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폼페이오는 "당신이 북한 측 협상 대표단과 만날 수도 있나"란 사회자의 질문에 "대통령이 (협상)방향의 과정과 톤을 정할 것"이라면서 "이번 주말에 CIA가 참여했던 과거의 실패했던 협상들에 관한 역사기록들을 읽었는데, 나는 그런 실수를 다시는 저지르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또 "대통령과 국무장관에게 정보를 제공하는데 핵심역할을 하겠다"며 "(이를 통해 대통령과 국무장관은)목표를 어떻게 하면 성취할 수있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사회자는 틸러슨 국무장관의 역할에 대해 질문했다. 폼페이오의 대답은 "우리는 결과를 성취하는데 있어 대통령을 최고의 위치에 놓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답했다.
폼페이오는 틸러슨 국무장관에 대한 질문에 계속 말을 돌리면서, 틸러슨이 향후 대북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식의 발언을 끝까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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